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큰 폭 하락하면서 16일 코스피가 재차 7000선을 반납했다.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모두 매도방향 사이드카가 발동되면서 이번주 4거래일 내내 시장 안정화 장치가 가동됐다. 외국인, 기관의 순매도가 증시 하락으로 이어진 가운데 새로운 상승 동력이 없는 한 중기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63.81포인트(6.37%) 내린 6820.60에 장을 마감했다. 거래 시작부터 코스피는 4%대 하락으로 출발, 오전 9시10분엔 코스피200 선물지수 하락으로 매도방향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장중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코스피 낙폭을 키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1조4061억원, 기관은 2조3678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3조6740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를 떠받쳤지만 이틀 연속 순매수하던 외인이 1조원 이상을 팔아치우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시총 절반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도주가 특히 맥을 못 추고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만4500원(8.77%) 내린 25만50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24만원(11.53%) 하락한 184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스퀘어가 12.30%, 삼성전기는 9.62% 하락해 시총 1~4위가 모두 약세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재차 확산된 반도체 업황 우려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급락했다"며 "마이크론(-8.0%), 샌디스크(-8.1%), 웨스턴디지털(-8.8%) 등이 급락하며 국내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공급 확대와 데이터센터 투자 둔화 가능성, 메모리 가격이 정점을 지났다는 우려로 반도체 업종 투심이 전반적으로 훼손됐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예고됐던 만큼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높였다. 이 연구원은 "시장 예상에 부합한 결정이었기 때문에 증시에 미치는 제한적이었다"고 짚었다.
코스닥 또한 800선을 반납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7.59포인트(4.53%) 내린 791.84에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업종에서는 1%대 오른 HLB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 마감했다.
이날 양대 시장에서 매도방향 사이드카가 나란히 발동됐다. 오전 9시10분 올해 들어 19번째 코스피 매도방향 사이드카가 발동된 데 이어 10시20분 코스닥에서도 매도방향 사이드카 발동됐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시장 안정화 장치가 발동되고 있다. 7월 1, 6, 9일을 제외하고 코스피 또는 코스닥에서 시장 안정화 장치가 가동됐다. 올해 들어 코스피 사이드카는 총 36회, 코스닥 사이드카는 총 22회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 또한 누적 9회에 달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전날 급등에 따른 매물 출회와 반도체 의구심 지속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며 "미국도 반도체 노이즈에 메모리주가 급락하는 등 반도체 의구심이 지속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번주 4거래일 내내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이제는 '중기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술적 지표 흐름상 중기 조정 압력이 점차 가중되는 모습"이라며 "현재 하락세가 멈추더라도 50일선(7983포인트)과 직전 고점(9114포인트)가 저항선이 될 전망"이라며 "경험상 저항선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기존 기대의 재확인만으로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9000피'를 회복하려면 더 강력한 상승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지금 예상할 수 있거나 기대되는 후보로는 SK하이닉스 2분기 초서프라이즈 실적, AI 하이퍼스케일러 설비투자(CAPEX) 대폭 상향,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를 둘러싼 수급 불안 완화 등이 있다"며 "시장 눈높이를 넘어서는 새롭거나 더 강력한 상승 동력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