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니까 정년까지 버티면 안정적으로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8~9년 일하고 나니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더 갑갑하게 느껴졌다."
부산에서 만난 30대 공무원 부부이자 배당투자자인 '수비부부'는 최근 차례로 사직서를 냈다. 부부 모두 9년차 공무원이었다. 공무원은 안정적인 직업으로 꼽히지만 이들에게 '안정'이란 매달 월급이 들어오는 삶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불투명해지는 연금 전망과 반복되는 악성 민원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게 오히려 불안정하게 느껴졌다.
"평일 낮에 사람이 많지 않은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조용한 삶을 사는 게 목표이다." 부부가 그리는 파이어 이후의 모습은 소박했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부부는 나란히 공직을 떠나기로 했다.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 매각대금이 들어오면 금융자산 약 2억원, 부동산 매각 실수령액 약 4억5000만원, 퇴직금 약 5000만원을 합쳐 순자산은 7억원 안팎이 된다. 부부는 이 자산에서 나오는 배당금 약 300만원과 블로그 등 콘텐츠 수입으로 월 350만원대 현금흐름을 마련할 계획이다.
처음부터 투자에 능숙했던 것은 아니다. 투자하기 전 재테크라고 해봐야 예·적금 풍차 돌리기와 청약이 전부였다. 본격적으로 자산을 모으겠다 결심한 이후에는 소비부터 줄였다.
부모님 집에 얹혀살며 구내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부모님의 낡은 중고차를 빌려 타고 술자리도 거의 나가지 않으며 초기자본을 모았다. 남편은 수입을 늘리기 위해 3조2교대 근무에 자원해 야간수당을 받아 매달 170만원씩, 아내도 매달 100만원씩 총 270만원을 매달 저축·투자했다. 아울러 테슬라, NFT 등 투자수익도 더해져 2017년 입직부터 2023년까지 총 2억3000만원을 모을 수 있었다.
포트폴리오는 장기적으로 자산을 키우는 '코어'와 현금을 뽑을 수 있는 '위성'으로 나눠 담았다. 금융자산의 85% 가량인 '코어' 자산은 배당성장주인 SCHD를 중심으로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QQQ와 배당 ETF로 구성했다. 시장이 하락해도 매도하지 않고 오직 추가매수만 한다. '위성' 자산에는 배당률이 높은 커버드콜 ETF와 일부 초고배당 ETF를 담아 필요한 현금흐름을 만든다.
남편은 장기 적립식 투자와 코어 포트폴리오를 담당한다.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성향인 아내는 스윙매매와 위성 자산을 운용한다. 코어 자산에는 손대지 않고 사전에 정해놓은 위성 비중 안에서만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파이어 이후에는 제주도로 이주할 예정이다. 연 단위로 임차료를 지급하는 제주도의 '연세' 제도를 활용해 주거비를 낮추고 가용현금은 모두 미국 주식에 투자할 계획이다.
수비부부는 "파이어는 자산의 규모가 얼마나 되느냐 보다 불안감을 얼마나 잘 다룰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직장생활이 맞지 않는데도 자산이 적다는 이유로 파이어를 포기하고 있는 분들이 (저희를 보고) 용기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 기사는 2030 세대의 경제적 자유를 위한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 '싱글파이어'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수비부부가 설명하는 더 구체적인 노하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오는 8월4일 2편 영상이 공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