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와 자산운용사, 가상자산거래소에서 해킹 사고가 잇따르자 보안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다만 호실적을 낸 미국 보안 업체들의 주가가 엇갈리면서 해킹 이슈만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30일 SGA솔루션즈는 전일 대비 29.98% 오른 2575원으로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안랩과 라온시큐어도 각각 17%, 16% 넘게 올랐다. 이 밖에도 파수AI(11.25%), 지니언스(11.00%), 이니텍(8.56%)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보안 테마 종목을 포트폴리오로 편입한 ETF(상장지수펀드)도 강세다. 'TIGER 글로벌AI사이버보안'은 장 마감 기준 전일 대비 480원(2.40%) 오른 2만440원을 기록했다. 이 ETF는 지난 4월 1만545원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등락을 반복하며 우상향했다. 현재 주가는 당시 주가 대비 2배 수준이다.
보안주 강세는 금융권 해킹 피해가 은행에서 금융투자업계, 가상자산거래소로 번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대신증권에서는 고객 3만8490명의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됐고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는 업무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빗썸도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 시스템이 해킹돼 고객 6444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이 중 844명의 정보는 암호화되지 않은 상태로 노출됐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대통령실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은 지난 28일 긴급회의를 열고 피해 규모와 추가 확산 방지 방안을 논의했다. 과기정통부는 통신 3사를 비롯한 민간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약 170곳을 연말까지 긴급 점검한다. 경찰은 증권사와 가상자산거래소 등의 해킹 사건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고 금융감독원도 현장점검에 나선다.
증권가에서는 보안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해킹사태가 은행권에서 금융회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공공부문 사이버보안 책임성 강화 방안에 따라 국가정보원 주관 사이버 보안 실태평가 대상을 매년 확대하기로 했고 정보보호 공시 의무 대상을 전체 상장사로 확대하는 정보보호산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돼 내년에는 사이버보안 기업들의 사업이 고루 성장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필요한 기능이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갈수록 고객 지불 비용이 높아질 것"이라며 "새로운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SK텔레콤은 5년간 7000억원, KT는 1조원 등 정보보안 투자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다만 단기 주가 흐름은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에서는 호실적을 발표한 보안 업체들의 주가가 엇갈렸다. 간밤 나스닥시장에서 포티넷은 20.09% 급락한 반면 개인용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인 젠디지털은 15.81%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