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학생들은 '성공'과 '돈'을 바라고 창업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주체적으로 삶을 관리하고 그것을 통해 자아실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합니다. 창업이 수단으로 전락하는 순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덴마크 아후스대학교의 플레밍 코뵈레 핑크 창업혁신센터장(사진)이 생각하는 '대학생 창업'의 정의다.
세계 50위권에 드는 명문 아후스대학교는 '이과 명문'과 더불어 '창업사관학교'로도 유명해졌다. 2009년 문을 연 창업혁신센터는 전공에 상관없이 창업에 관심있는 학생들의 창업준비를 '체계적'으로 도와준다. 창업혁신센터 교수는 총 13명. 이곳을 5년간 거쳐간 학생만 해도 3000명이 넘는다.
지난 5월23~24일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에 참여한 그를 만나 덴마크 대학생 창업을 선도하는 비결을 물었다.
-한국이나 덴마크나 시장이 작아 창업을 해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다. 처음엔 어떻게 학생들을 설득해 창업교육으로 끌어들였나.
▶창업은 성공하기 위해서,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스스로 내 삶을 주체적으로 관리하고 내 생각을 실제로 실현해낼 수 있는 길이기 때문에 창업을 선택하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창업을 하면 부자가 된다"고 설득했다면 그들은 우리 센터를 찾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창업프로그램을 운영하나. 단순히 창업노하우를 가르쳐주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렇다. 우리가 제공하는 창업프로그램은 6주로 진행되는 것이 가장 많다. 이때 첫 수업에서 하는 것이 '나를 아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아는 지식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한다. 이것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시장에 팔 수 있는 상품으로 구체화한다. 창업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이나 행정적인 절차는 우리가 집중적으로 하는 교육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에 교육을 집중하나.
▶우리는 학생들이 배운 지식이나 전공을 어떻게 살리고 그것을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 센터 교육프로그램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양한 전공의 학생이 서로 만나 아이디어를 공유하게 하는 것이다. 한 예로 역사학을 전공한 학생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학생이 의기투합해 '비주얼' 역사박물관을 기획했다. 다양한 컴퓨터그래픽 효과를 이용해 시각적으로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을 생각해낸 것이다. 이 기획은 한 기업의 재정지원을 받아 창업해 잘 운영되고 있다.
-아이디어가 좋다고 해도 그것이 실제 창업으로 이어지기 위한 방안도 필요할 텐데.
▶우리가 취하는 방식은 '린스타트업'이다. 소규모로 시장에서 테스트해보고 그 반응을 바탕으로 재시도를 하거나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다. 회사의 틀을 갖추는 것보다 중요한 게 시장의 반응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다. 또한 센터가 나서서 이들의 아이디어와 기존 기업을 이어주는 역할도 한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대부분 성공률이 높고 학생과 기업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이미영 기자 m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