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공감' 얻어 지갑열게 하는 일…뿌듯한 일이죠"

홍재의 기자
2015.07.31 04:00

10주년 맞이한 온라인 기부 플랫폼 '해피빈'…조성아 해피빈 팀장이 전하는 행복한 순간과 안타까운 순간

조성아 해피빈 공익네트워크팀장과 책상 위에 올려진 해피콩 인형/사진제공=네이버

"해피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리꾼의 공감을 얻는 일입니다. 가장 높은 공감을 얻었을 때 사람들은 기부를 하게 되고, 결국 정기 기부도 하게 되죠."

온라인 기부 플랫폼 해피빈이 이번 달로 10주년을 맞았다. 해피빈은 가상 화폐 '콩'을 도입해 기부문화의 대중화를 이끈 주역으로 통한다. 10년 전과 비교해 기부 금액이 10배 가까이 커졌다. 10년간 누적 기부금액은 515억원, 지난해에는 모바일 기부 문화가 확산돼 한 해 동안 75억원이 기부됐다. 10년 동안 기부에 참여한 누리꾼은 1200만 명에 달하며, 기부를 받은 단체도 6000개에 육박한다.

조성아 해피빈 공익네트워크팀장(31)이 누리꾼과 단체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 지도 벌써 4년이 됐다. 비영리재단에 몸담으면서 해피빈을 밖에서 봐왔고, 2011년부터는 해피빈에 합류했다. 이전까지 "IT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는 조 팀장은 개발자로 일하는 남편 덕에 해피빈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해피빈은 기부자와 기부처를 연결해주는 일종의 플랫폼이다. 해피로그라고 하는 블로그에 가입하면 모금활동을 할 수 있는데, 이용자는 해피로그에 올라온 사연을 보고 100원에 해당하는 자신의 해피빈(콩)을 기부하게 된다. 해피로그에 가입할 단체를 찾고, 심사하고, 관리하고, 해피로그에 올라온 사연에 대한 수정 요청을 하거나 컨설팅, 교육해주는 것이 조 팀장이 주로 하는 일이다.

조 팀장은 "해피로그 사연에 달려있는 모금율이 100%를 넘어서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 번은 누리꾼의 도움으로 결혼식을 열고 아이까지 낳게 된 일이 있었다. 휠체어를 사용해야 되는 지체장애 부부가 있었는데, 10년 동안 같은 신발을 사용하는 부인이 안타까워 남편이 한 단체에 부탁해 해피로그에 사연을 올리게 된 것. 그는 부인과 결혼식을 올릴 여유는 없지만 '꽃신발'을 사주는 게 꿈이라며 한 단체에 부탁을 했다.

사연을 들은 이 단체는 부부의 결혼식을 올려주면 좋겠다며 해피로그에 사연을 올리고 300만원 정도의 모금활동에 돌입했다. 부부의 예쁜 마음에 누리꾼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을 뿐 아니라 웨딩관련 학과에서 수학하고 있는 학생들이 직접 나서 결혼식을 챙겼다. 웨딩사진을 찍어주겠다는 누리꾼까지 나타나 이 부부는 행복한 결혼식을 열 수 있었다.

결혼식 후에는 아이를 가져 또 한 번 모금활동이 진행됐고, 이 부부는 직접 누리꾼에게 감사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조 팀장이 기억하는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다.

해피빈에서 새로 시작하는 서비스 '크라우드 펀딩' 베타서비스.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누리꾼의 투자, 구매를 이끌어낸다는 점은 실리콘밸리 '킥스타터'와 비슷하다. 그러나 킥스타터가 세상을 바꿀 신선한 아이디어로 펀딩을 유도한다면, 해피빈 크라우드 펀딩은 '공감'가는 이야기로 펀딩을 한다는 점이 다르다/사진제공=네이버

물론 일을 하다보면 안타까운 순간도 있다. 도움이 꼭 필요한 곳이지만 네티즌이 이에 공감하지 못할 때다. 경우에 따라서는 "왜 구걸하느냐" 등의 악플을 남기는 누리꾼도 있고, "못생겼다" 등의 인신공격을 할 때도 있다.

그는 "상처받은 사람들이 또 한 번 상처를 받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며 "사연을 올리는 단체에 전문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초등학교 저학년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쉽고 공감가게 써달라는 부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조 팀장이 해피빈에서 최근 새롭게 하는 일은 모바일을 통한 기부 문화를 더 넓히고,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윤리적인 소비문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해피빈은 누리꾼이 네이버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얻게 되는 '무료' 콩을 기부하는 방법과 누리꾼이 자신의 돈으로 콩을 충전해 기부하는 2가지 방식이 있는데 모바일을 통한 기부의 경우 직접 충전해 쓰는 비율이 매우 높다.

조 팀장은 "전 세계의 기부 문화가 모바일로 이동해가고 있고, 모바일은 특히 누리꾼이 직접 지갑을 여는 비율이 높다"며 "IT흐름이 바뀔 때 우리가 빨리 쫓아가지 못하면 기부도 적어지기 때문에 서비스적인 이해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늘 노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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