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증 흑인 전쟁고아가 발레리나 되다

김유진 기자
2015.08.01 03:20

[따끈따끈 새책] 미켈라·일레인 드프린스 자서전 '테이킹 플라이트'

꿈은 어떻게 기적을 가능케 하는가.

이 책은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내전으로 고아가 된 마빈티 방구라(현 미켈라 드프린스)가 세계 최고의 고전발레단인 네덜란드국립발레단의 솔리스트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그린 자서전이다.

그녀는 글을 읽을 줄 아는 깨어있는 부모 아래서 태어났지만 내전으로 아버지가 반군에게 학살되고, 어머니도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떴다. 어린 나이에 보육원에 갔지만 백반증으로 피부가 얼룩덜룩하다는 이유로 홀로 입양 선택을 받지도 못했다.

고아원에 비치돼 있던 한 잡지에 나온 백인 발레리나의 아리따운 모습을 보며 꿈을 꾸기 시작한 그녀. 잡지에 나온 사진을 고이 접어 품속에 간직한 채, 내전 상황 속에서 죽음을 피하기 위해 그녀는 고아원 선생님들과 함께 국경을 넘는다.

"미국으로 가면 넌 춤출 수 있을거야" 미켈라의 양어머니 일레인 드프린스는 처음 만난 날 발레리나 사진을 보여주며 빙그르르 도는 시늉을 하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미국 중산층 가정에 입양된 그녀는 발레 학원에 다니고 공연도 보러 다니며 새 삶을 시작한다.

그러나 여정의 난관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그녀는 고전발레를 좋아했지만 소속된 흑인 발레리나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시 미국에서는 수많은 흑인 아이들이 발레학원에 다녔지만 고전발레단에 소속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이다.

"흑인 여자들은 근육이 너무 발달해서 춤추는 걸 보면 꼭 짐승 같아. 절대로 수석 발레리나가 못 될 거야." 이런 모욕적인 이야기를 들었지만 미켈라는 고된 연습으로 이를 극복한다.

타고난 재능과 노력, 그리고 좋은 부모의 지원 아래서 어떤 인재가 탄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화다. 미국 MGM사가 그녀의 이야기에 대한 판권을 사 조만간 영화화 될 전망이다. 자서전이 조금 빨리 나오긴 했지만 올해 갓 스무 살이 된 미켈라의 '비행'은 이제 시작이다.

◇테이킹 플라이트=미켈라 드프린스, 일레인 드프린스 지음. 장미란 옮김. 김영사온. 296쪽/1만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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