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발' 구글이 결국 지주사 체제를 선택했다. 구글의 주요 영역인 검색·안드로이드·크롬 등은 구글에 남기고 나머지 영역을 분리시키는 방법. 무인자동차, 바이오, 투자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는 구글은 선다 피차이 부사장에게 구글의 영역을 맡기고, 나머지 영역을 지주회사가 진두지휘할 수 있도록 구조에 변화를 줬다.
구글이 대규모 조직 정비를 함에 따라 다양한 사업 영역에 진출하고 있는 국내 인터넷 기업의 소유구조에도 관심이 모인다.
다음카카오의 경우 외형만 보면 '절반'의 지주사 체제가 갖춰져 있는 상황이다. 다음카카오의 대주주는 김범수 의장을 비롯한 특별관계자 지분률이 41% 가량인데, 이 중 김 의장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약 21%다. 김 의장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케이큐브홀딩스(구 아이위서비스)도 약 16%가량 다음카카오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이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을 창업하기 전, 지주사격으로 만든 회사다. 이후 아이위랩을 창업한 뒤 카카오톡을 개발했고, 아이위랩은 카카오로 사명을 변경했다.
초기에는 케이큐브홀딩스가 카카오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후 김 의장 개인 지분이 늘어나 현재는 케이큐브홀딩스를 추월했다. 케이큐브홀딩스 산하에 다음카카오가 있지만, 아직 다른 계열사는 없는 상태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이 다음카카오 창업 전 사업아이템을 고민하던 시기 설립한 회사로 일반적인 지주사와는 다른 개념"이라며 "현재는 다음카카오 중심으로 자회사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회사 쪼개기에 돌입해 중장기적으로 지주회사 전환 토대를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초 네이버웍스를 분사했고, 네이버 웹툰 서비스는 사내 회사 형태로 '웹툰&웹소설CIC'를 별도 운영하고 있다. 앞서 캠프모바일과 라인플러스도 분사해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 4월 머니투데이와 만난 황인준 네이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각각 사업군이 별도 사업으로 자생할만한 수준으로 간다면 (네이버 지주회사)형태로 갈 수도 있다"는 장기 계획을 밝혔다. 결국 각각의 사업군이 자생력을 갖춰야 빠르게 돌아가는 모바일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순환출자 논란을 낳고 있는 대기업과 달리 인터넷 기업은 서비스 생존력을 위해 지주사 체제를 택하고 있다. 아울러 인터넷 포털, 모바일, 게임 등 분화된 각각의 영역에서 시작해 다양한 영역으로 범위를 확장하면서 지주사 체제의 필요성도 절감하고 있다.
일례로 국내 최대 게임사인 넥슨은 이미 지주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제주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엔엑스씨(NXC)가 투자를 담당하고, 넥슨코리아, 일본 넥슨법인 등이 각자의 사업을 영위한다. 엔엑스씨는 스토케, 브릭링크 등을 인수하고 최근에는 위메프에 투자를 검토하는 등 게임 외 분야에도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강대준 인사이트파트너스 대표는 "지주사 전환은 각각의 계열사별로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자신이 투자하고 싶은 영역에 투자했을 때 다른 사업군 때문에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구글은 지주회사인 알파벳을 신설하면서 기존 구글 주식은 모두 알파벳 주식으로 대체되고 구글은 알파벳이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로 바뀌게 됐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는 알파벳 최고경영자(CEO), 세르게이 브린은 사장을 맡는다. 알파벳의 회장으로 에릭 슈미츠 구글 회장이 취임한다. 선다 피차이 구글 부사장은 기존 구글의 CEO를 맡을 예정이다.
물론 알파벳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구글이다. 알파벳은 첨단기술 연구소인 X랩, 드론(무인항공기) 사업부인 윙, 생명과학 분야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구글 산하의 연구소 칼리코(Calico)에는 별도 CEO가 임명된다.
구글의 경영체제 전환은 구글이 인터넷 기업에서 '미래' 산업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껏 구글이 신사업 조직인 '프로젝트X'에서 사업성이 있는 사업을 별도 조직으로 꾸려왔듯, 알파벳 내에서 경쟁력을 갖춘 회사는 향후 분사해 자회사로 둘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드로이드와 크롬, 유튜브도 분사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