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민간 기업인들이 줄줄이 9월 국정감사장에 불려 나갈 처지다. 특히, 이미 대기업 총수 다수가 증인·참고인으로 확정된 상황에서 포털미디어 분야까지 그 대상이 확대될 조짐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인터넷 여론 관리를 위한 ‘포털 길들이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4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을 국정감사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이다.
선거 기간 중 인터넷 실명제 합헌 논란 등에 대해 포털 실제 경영자의 견해를 듣겠다는 취지다. 앞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선거운동 기간 중 언론사 홈페이지에 후보자나 정당 관련 글을 올리려면 실명 인증을 받아야 하는 인터넷 실명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업계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포털 길들이기 차원에서 불러내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더욱이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포털 모바일뉴스 메인화면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통해 “포털 서비스 메인 화면이 기사 선택과 제목의 표현에 있어 공정성과 객관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한 직후이다.
인터넷 기업인들은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여야 의원들의 1순위 증인 후보였다. 증인 채택 사유는 달랐지만, 막상 국감 현장에서는 포털 뉴스나 게시판 여론에 대한 불공정성 질타가 주를 이뤘다. 이번에는 창업자로 격을 높였다. 2007년에도 국내 양대 포털의 창업자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불발됐다.
이미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기업인도 수두룩하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조대식 SK 사장, 조현준 효성 사장, 김한조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지배구조 투명성 등을 따져 묻겠다는 것.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도 여러 국회 상임위에서 증인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던 신동빈 롯데 회장도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중대 사회 사안이나 정부 정책상의 문제로 기업인들을 호출할 수는 있지만, 기업 길들이기로 남용된다면 문제”라며 “굳이 경영자들을 부를 필요가 없는 사안인데도 정치적 목적으로 증인 채택하는 관행은 사라져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