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시간 인연으로 만든 '숙면 IoT'로 킥스타터까지 도전

진달래 기자
2015.09.15 09:51

[피플] SKT IoT 해카톤 우수상 '슬로그(Slog)팀'

지난 7월 SK텔레콤이 개최한 'IoT 해카톤'에서 우수상을 받은 슬로그(Slog)팀. (왼쪽부터) 안병학씨(31·개발자·SK플래닛) 윤지수씨(23·홍익대학교 디자인학과) 최웅식씨(35·1인 창업자) 이기웅씨(43·개발자)

"처음 만난 사람들과 팀을 꾸려서 우수상을 받을 지는 생각도 못 했죠. 정말 큰 기회가 됐어요."(이기웅) "대회 하는 26시간 동안 한 숨도 안 잤는데도 즐거웠어요."(안병학)

숙면을 위한 사물인터넷(IoT)기기를 만드는 팀인 '슬로그(Slog)'. 슬로그는 예비 스타트업이다. 팀원들은 지난달 열린 SK텔레콤의 'IoT 해카톤(Hackathon)' 대회 사전모임에서 처음 만났다.

대회에 개인적으로 참가한 이들은 현장서 팀을 꾸리는 상황. 각자 소개를 듣고 첫인상만으로 서로에게 끌려 팀을 만들었다. 슬로그는 숙면을 취한다는 의미인 영어 표현 'sleep like a log(통나무처럼 잔다)'를 줄인 말이다.

이기웅씨(43·개발자)는 "팀장을 맡은 최웅식씨와 나란히 앉았는데, 발표하는 모습을 보고 반했다"면서 "쑥스러웠지만 바로 옆에 있다 보니 같이 팀을 하고 싶다고 용기를 내 말하고, 그 인연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우연히 한 배를 탄 이들은 대회 우수상까지 받았다. 슬로그팀이 만든 '숙면 최적화 알람 장치'는 온도, 조도, 움직임, 소음, 습도 등 데이터를 센서를 통해 수집해 최적의 수면 환경을 만들어주는 IoT '전등'이다.

안병학씨(31·개발자·SK플래닛)는 "정말 숨도 안 쉬고 코딩했다"면서 "개발자로서 제한된 시간에 뭔가 만들었다는 자부심,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대회가 끝났지만 이들의 인연은 계속 됐다. 대회 26시간을 꼬박 같이 하면서 하나의 꿈이 생긴 것이다. '킥스타터'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미국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다. 프로젝트에 사람들이 기부한 금액이 목표액을 넘으면 투자받을 수 있다.

최웅식씨(35·1인창업자)는 "사용자들이 IoT 기기를 보면 가치가 있다고 아직 생각하지 못한다"면서 "실용성을 최대한 살린 제품으로 만드는 중"이라고 말했다. 기존 전등 콘셉트는 그대로 이어가되 최대한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기기를 만든다는 목표다.

이들은 SK텔레콤 등 통신사와 삼성전자 등 제조사가 홈 IoT 플랫폼을 만드니 이들과 연동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들면 스타트업으로 승산 있다는 판단이다.

경쟁력은 디자인과 가격이다. "디자인을 담당하는 윤지수씨(23·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가 보물이에요." 대회 당시 3D 프린터로 시제품을 만드는 작업은 오롯이 윤씨의 몫. 실용성을 부각하면서도 ‘사고 싶은’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 윤씨의 과제다.

윤씨는 "산업디자인을 공부하면서도 실제 구동되는 제품을 만든 경험이 매우 적었는데 개발자와 기획자와 협업하는 이번 경험은 매우 소중했다"면서 "킥스타터에 올릴 수 있는 실제 제품을 잘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팀원 모두는 이번 만남이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말한다. SW 엔지니어로 오래 일해온 이씨는 "지난해 직장을 나온 이후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해왔다"면서 "이번 경험을 계기로 스타트업, IoT 등에 더욱 관심 갖게 됐다"고 말했다.

팀장인 최씨는 포부가 크다. 킥스타터 도전을 계기로 꾸준히 도전해온 웨어러블, IoT 시장에서 창업을 성공 시켜보겠다는 것. 최씨는 "10년, 20년 후에는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인류를 한발 진보시키는 기업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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