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 '용지(用地) 논쟁'이 벌어졌다. 대형 인터넷 기업의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한 입찰 과정에서 맞붙은 SK주식회사 C&C와 LG유플러스가 당사자다.
문제를 제기하는 쪽은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한 LG유플러스다. 이 회사는 경기도 판교에 들어선 SK주식회사 C&C 판교캠퍼스에서 데이터센터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한다. 이유는 SK주식회사 C&C가 건물 용지를 '일반 연구용지'로 분양받아 놓고 '연구 지원용지'에서 가능한 데이터센터와 같은 상업적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에 대해 SK주식회사 C&C는 일반 연구용지 주요시설에는 수익활동을 할 수 있는 업무용시설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업무를 할 수 있고, 위법이라는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반박한다. 판교캠퍼스에서는 현재 IT아웃소싱,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 상업 목적의 업무를 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공은 경기도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경기도청은 일단 SK주식회사 C&C가 현재 지정용도 및 유치업종에 대한 위반 사항이 없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린 상태다. 다만, LG유플러스가 다시 민원을 제기한 만큼 데이터센터가 일반 연구용지에 입지가 가능한 지 여부에 대해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바라보는 ICT업계 입장은 냉소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종업계에서 사업 용도도 아닌 용지를 문제 삼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LG유플러스의 주장대로 용지에 대한 명목을 따진다면 판교에 들어올 IT 기업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IT 업무영역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업무 용도를 특정으로 한정짓기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이 달린 문제이니만큼 나름의 타당성이라는 잣대를 적용할 수 있겠지만, 업계가 인식하는 관점과 큰 차이를 보인다면 자칫 주장을 위한 주장이 돼 버릴 수 있다. 용지 싸움보다 중요한 것들이 산적해 있는 ICT업계에서 보다 건설적인 논쟁이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