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온라인 기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지난 7일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료방송 업계는 당장은 넷플릭스를 경쟁 대상으로 보지 않지만, 콘텐츠 수급력에 따라 향후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다며 경계하는 분위기다.
넷플릭스는 1997년 비디오테이프와 DVD를 우편으로 대여해주는 방식의 주문형 비디오(VOD)로 사업을 시작했다. 미국 전역에 초고속 인터넷이 대중화된 2007년부터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사업모델을 바꿨다. 이후 2013년부터 자체 제작 TV 시리즈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하우스 오브 카드’도 넷플릭스가 제작한 시리즈다.
◇뚜껑 연 넷플릭스, 최신 영화가 ‘역린’?…‘하우스 오브 카드’도 없어
지난해까지만 해도 넷플릭스가 IPTV 사업자와의 콘텐츠 제휴 방식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타진했으나, 협력계약에 난항을 겪으면서 우선 독자 진출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아직 이렇다 할 콘텐츠 경쟁력은 없어 보인다. 현재 서비스되는 한국 작품은 ‘역린’, ‘해적. ’카트, ‘관능의 법칙’ 등 2014년 개봉작들이 전부다. 한국 드라마도 ‘버디버디’(2011년), ‘아테나: 전쟁의 여신’(2011년), ‘꽃보다 남자’(2009년) 등 4~5년 이상 된 작품들이다.
넥플릭스 자체 제작 시리즈 중 가장 유명한 ‘하우스 오브 카드’도 한국 서비스에서 제외됐다. 넷플릭스는 “초기 콘텐츠 제작과정에서 글로벌 판권을 확보하지 못해 한국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나단 프리드랜드 넷플릭스 커뮤니케이션 총괄 책임자는 “(넷플릭스의) 대상 고객층은 미국이나 서양 콘텐츠에 많이 노출된 시청자를 중심으로 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유료방송사, 가격 경쟁력도 우리가 앞서
유료방송 업계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넷플릭스가 프로모션 차원에서 한 달간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가입자들이 늘겠지만, 실제 유료 결제로 전환하는 사용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국내 유료방송 가격이 넷플릭스 월정액과 큰 차이가 없으며, 월정액 방식의 VOD 서비스가 넷플릭스보다 경쟁력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별도의 네트워크가 없다는 점도 넷플릭스의 약점이다. 대형 화면으로 보기 위해서는 스마트TV나 크롬캐스트 등 부가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스마트폰에서 보는 미드 전문 유료 VOD 서비스에 그칠 수 있다는 것.
◇UI·추천 알고리즘은 넷플릭스가 한 수 위
하지만 웹사이트의 사용환경(UI)과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 등에서는 국내 유료 방송사들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다. 방송 시청 패턴도 생방송 중심에서 VOD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넷플릭스가 콘텐츠만 보강된다면 국내 유료 방송 시장을 뒤흔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유료방송사들도 추천 콘텐츠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모바일 방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넷플릭스 진출에 대비해왔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를 추진하며 방송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나섰고, CJ와 콘텐츠 창작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공동 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모바일 IPTV와 영화 VOD 서비스 유플릭스 무비를 결합한 ‘모바일 비디오 포털’을 핵심 사업으로 육성 중이며, 케이블 방송사도 모바일 N 스크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유료방송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등장은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 큰 자극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며 “적어도 국내 업계가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던 고객 편의 서비스를 크게 보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