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기업들이 '英 AI 스타트업 사재기'에 나선 이유

허정민 인턴기자
2016.02.08 12:00

"런던은 인공지능(AI) 기술의 허브 도시"

구글 캠퍼스 런던/사진제공=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미국 거대 IT(정보기술) 기업들이 대거 영국 AI(인공지능) 스타트업 사재기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주 영국 런던 소재의 AI 스타트업 스위프트키를 2억5000만달러(약 3040억원)에 인수했다. 스위프트키는 AI 스마트폰 키보드 앱을 제작하는 스타트업이다. 사용자의 키보드 패턴을 분석해 단어를 제시함으로써 빠른 속도의 타이핑을 돕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위프트키는 일반인은 물론 기업까지 두루 사용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에서 1억 명 이상이 해당 앱을 이용하고 있다.

구글이 런던 소재 AI 스타트업 딥마인드를 지난 2014년 5억8200만달러(약 6970억원)에 인수했다. 딥마인드는 최근 자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으로 프로 바둑기사를 이겨 세간의 화제를 모은 회사이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케임브리지 소재 AI 스타트업 에비 테크놀로지(Evi Technologies)를 지난 2012년에 인수했다. 에비 테크놀로지는 아이폰의 시리(Siri)처럼 사용자와 언어소통이 가능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애플도 지난 1월 감정 인식 AI 기술을 개발하는 영국 소재 스타트업 이모션트(Emotient)를 인수한 바 있다.

이처럼 미국 IT업계에서는 영국 AI 스타트업 인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진 이유로 영국의 잘 발달된 AI 스타트업 생태계를 꼽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영국은 핀테크, 애드테크, 머신러닝 등이 일반 교육과 잘 결합돼 있는 국가"라고 평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AI 창업 생태계가 가장 발달된 영국 도시로 런던을 꼽았다. 스위프트키에 투자한 인덱스벤처스 대표는 "성공한 스타트업이 한 도시에서 하나 둘 나오다 보면 그 지역에 안정된 창업 생태계가 만들어진다"며 "런던이 지금 그러한 도시"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벤처투자자는 런던을 "유럽 내 AI 기술의 허브 도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벤처캐피털 시장전문 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에서 일어난 투자 규모는 36억달러(약 4조3000억원)에 달했으며 2014년에 비해 70% 오른 수치다.

최근 IT 거대기업들의 행보를 보면 그들의 초점이 AI에 맞춰진 것을 알 수 있다. 구글은 지난 3일 검색 알고리즘 부문의 최고 담당자를 AI 전문가로 등용했다. 기존 검색 기능에 AI를 접목시켜 기능을 강화하고 더 똑똑한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하겠다는 포부로 해석된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사의 AI 제품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애플은 음성인식 시스템 '시리'를, 마이크로소프트는 개인비서 시스템 '코타나(Cortana)'를 개발하기 위해 AI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글로벌 IT 기업들이 AI 기술을 확보하려는 현상이 과열되자 일각에선 'AI 스타트업 사재기 현상'이 생겼다고 비판했다. 이는 IT 기업들이 새로 나오는 AI 기술들을 선점하기 위해 무작정 스타트업을 사들인다는 지적에서 나왔다.

한 투자 업계 전문가는 "(IT업계에서) 다른 경쟁업체가 특정 AI 기술을 가져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단 인수부터 하고 보는 현상이 생겼다"며 "IT 기업들은 인수할 스타트업의 기술을 어디에 쓸지 정하지도 않은 채 사 들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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