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전기차 가격대전 뛰어든 기아..EV6 최대 5500달러 인하

북미 전기차 가격대전 뛰어든 기아..EV6 최대 5500달러 인하

강주헌 기자
2026.05.06 17:20
기아 EV6 GT. /사진제공=기아
기아 EV6 GT. /사진제공=기아

기아(154,600원 ▲600 +0.39%)가 미국 시장에서 주력 전기차 모델의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추며 시장 점유율 방어에 나섰다. 테슬라가 보급형 트림을 출시하며 촉발한 가격 경쟁에 정면으로 맞서 실질적인 구매 장벽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 미국법인은 2026년형 EV6 가격을 이전 모델 대비 최대 5500달러(약 800만원) 인하했다. 기본 트림인 EV6 라이트 SR RWD 모델 가격의 경우 3만7900달러로 책정해 직전 모델(4만2900달러)보다 5000달러 저렴해졌다. 윈드와 GT-라인 트림 가격도 각각 5500달러씩 낮춘 4만4800달러와 4만8700달러로 확정됐다.

이는 미국 내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혜택 종료와 테슬라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테슬라는 지난해 말 모델Y 스탠다드 트림을 3만9990달러에 내놓으며 가성비 경쟁에 불을 붙였다. 그간 모델Y보다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EV6는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 출시로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하자 4만달러 선을 깨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현대차(550,000원 ▲11,000 +2.04%)에 비해 기아의 미국 시장 전기차 판매는 성장세지만 모델별 판매 지표는 엇갈리고 있다. 올해 1~3월 기준 기아 EV6의 미국 판매량은 2023대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감소했다. 반면 3열 대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인 EV9은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대비 481% 급증한 1349대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에 기아는 EV6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전체 전동화 모델의 판매 볼륨을 유지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기아는 현대차와 다른 촘촘한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면서 하반기 미국 시장에 엔트리급 SUV인 EV3를 투입해 수요층을 두텁게 하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쉐보레 볼트 EV와 닛산 리프 등이 형성한 저가형 전기차 시장에서 대안 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 전체에도 보급형 모델을 대거 투입해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낸다. 국내 시장에서는 EV4와 EV5, PV5 등 친환경차 중심의 판매 전략을 강화하고 유럽 시장에서는 EV2와 EV3, EV4, EV5로 이어지는 전기차 풀라인업 갖출 예정이다.

전기차 판매 실적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기아는 지난달 국내에서 전년 동기 대비 131.3% 급증한 1만3935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친환경차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유럽에서는 지난 3월 5만8750대를 팔아 월간 기준으로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가격 조정은 북미 소비자들의 구매 저항선을 낮추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전기차 수요 둔화 국면에서 파격적인 가성비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강주헌 기자

자동차·항공·물류·해운업계를 출입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