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SP, 내년 설비투자 금액 1조달러 전망.."노조 파업하면 근본적인 경쟁력 상실"
글로벌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가 내년에 1조달러(1456조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I(인공지능) 인프라 경쟁으로 메모리 반도체(이하 메모리)와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급 부족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삼성전자(266,000원 ▲33,500 +14.41%)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다만 노동조합의 총파업 예고는 고객 신뢰와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 오라클 등 미국 CSP(클라우드서비스제공자) '빅5'는 올해 1분기에만 1494억달러 규모의 설비투자를 집행했다. 올해 전체 예상 투자 규모(7696억달러)를 감안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투자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내년 글로벌 CSP의 연간 설비투자가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최근 반도체 시장 성장의 핵심은 출하량보다 ASP(평균판매가격) 상승"이라며 "이번 슈퍼사이클은 범위와 규모 모두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CSP의 AI 인프라 투자 경쟁은 반도체 시장의 공급 부족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메모리 가격이 치솟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PC용 범용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43~48%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서버용 메모리 가격의 상승 폭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올해 메모리 생산 물량은 사실상 '완판(완전판매)'된 상태다.
여기에 첨단 공정 파운드리 기반 연산 칩 공급 부족 조짐까지 보인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의 70%를 차지하는 TSMC는 엔비디아와 테슬라, 애플 등의 주문이 몰리면서 수요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TSMC에서 연산 칩을 공급받는 애플의 팀 쿡 CEO(최고경영자는)는 최근 "이전보다 공급망의 유연성이 떨어졌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일론 머스트 테슬라 CEO는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은 '테라팹'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의 시선은 글로벌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로 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3나노 이하 선단 공정 칩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팹 가동을 앞두고 있다. 미국 내에서 첨단 공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이미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 'AI6' 생산 계약을 확보했고, 엔비디아의 AI 칩 '그록3 언어처리장치(LPU)' 생산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에는 애플과 텍사스 오스틴 팹에서 이미지센서(CIS) 생산 계약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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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실적발표에서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다수의 AI·HPC(고성능PC) 대형 고객사와 2나노 협력을 활발히 논의 중"이라며 "일부 고객과는 가까운 시일 내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 전망도 빠르게 상향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32조원으로 1개월 전(211조원) 대비 약 57% 증가했다.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418조원 수준까지 올라왔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이 동시에 주목받는 전례 없는 환경이 조성됐지만 노조의 총파업은 변수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상한제를 폐지할 것을 요구하며 이달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하면 노조 요구 규모는 50조원 안팎에 달한다.
노조는 파업 시 생산 차질 규모를 최대 30조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업계에서는 직접적인 생산 손실보다 고객 신뢰 훼손과 공급망 재편 가능성 등 '보이지 않는 비용'을 더 우려하는 분위기다. 신규 수주 지연과 고객 이탈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시장 지배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AMD와 엔비디아 등 주요 글로벌 고객사는 공급망 안정성과 회복탄력성을 핵심 평가 요소로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첨단 반도체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반도체 선두 기업으로서 위상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도 지난 5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사업 경쟁력 저하는 물론 고객의 신뢰 상실, 주주 및 투자자 손실 등 국가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며 "개발과 생산 차질, 납기 미준수 등이 발생하면 근본적인 경쟁력을 잃게 되고 경쟁사로의 고객 이탈로 시장 지배력을 상실하는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