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VR게임 육성'시동'… 게임업계 훈풍 불까

서진욱 기자
2016.02.19 15:56

글로벌 공세에 대비한 전방위적 지원책 내놔… 게임업계선 VR 두고 '기대반 우려반'

정부가 가상현실(VR) 생태계 육성을 통해 게임산업의 신시장 창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VR, 인공지능(AI) 게임기술 연구개발(R&D)부터 콘텐츠 제작 지원, 게임 산업규제 완화까지 전방위적이어서 국내 게임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게임사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해 낼 지 여부는 미지수다.

19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VR 생태계 조성을 위한 게임산업 신시장 창출 및 VR 신산업 플래그십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의 방점은 VR에 찍혔다. VR 콘텐츠 개발은 물론, 플랫폼 구축, 문화산업으로의 확장을 위한 전방위적인 지원책을 마련했다. VR의 핵심 콘텐츠인 게임 콘텐츠를 전략적으로 육성해, VR 산업의 CPND(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VR 결과물을 내놓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VR 기기에서는 페이스북이 '오큘러스 리프트'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가운데 구글과 소니, 삼성전자, HTC 등이 추격하고 있다. VR 기기 확산에 불을 당길 '오큘러스 리프트'는 다음 달 28일 출시될 예정이다.

게임사들의 VR 콘텐츠 경쟁도 치열하다. 글로벌 게임플랫폼 밸브는 최근 연내 출시할 VR 게임 12종을 공개했다. 소니 역시 자사의 VR 기기 '플레이스테이션VR'에서 즐길 수 있는 VR 게임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도 VR 전반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나선 상황이다.

반면 국내 게임업계의 대응은 미진하다. 인디(소수인력) 게임사와 중형 게임사들의 VR 게임 개발은 이어지고 있으나, 대형 게임사들은 VR 시장 진출을 주저하고 있다.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가 2000명 이상의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과반 이상이 VR 게임의 대중화는 '시기상조'라고 답할 정도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하다.

이번 지원책에 업계의 숙원인 규제 완화에 대한 의지가 담긴 점도 긍정적이다. 장기적으로 게임사들의 VR 등 신사업 투자 여력을 키울 수 있어서다.

윤준희 게임개발자협회장은 "10~50명 인력의 소형 게임사들이 전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지원책은 의미 있는 진흥 방안"이라며 "정책 실현 단계에서 소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정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형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탓에 정부의 지원책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VR 기기의 보급 지연과 사용 편의성 문제 탓에 소비시장 형성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앞서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게임은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디바이스(VR 기기)는 경량화가 덜 됐다"며 "개인적으로는 VR에서 게임보다 의료, 건축, 여행 분야에서 시작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개선 의지를 밝힌 등급분류 문제 해결이 먼저라는 의견도 있다. 현재 모바일게임에 대해서만 업체의 자율등급분류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현대원 한국VR산업협회장은 "성인물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자율적인 등급분류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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