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아닌 B(바이트)가 경제단위로?

진달래 기자
2016.03.18 03:00

'빅데이터 시대, 경제 활동의 근본 단위는 달러가 아니라 바이트(B·컴퓨터 기억장치 크기 단위)다.'

데이터가 곧 돈이 되는 세상이다. IT(정보기술) 산업을 기반으로 경제의 근본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외교전문지 폴린폴리시 데이비드 로스코프 편집인의 말이다.

거대한 양의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기술은 지난 일주일간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 인공지능(AI)의 기반이기도 하다. 구글의 알파고는 방대한 양의 기보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의료, 금융 등 다른 분야 AI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해당 분야 데이터가 근간이 된다.

바이트가 달러를 대체하는 단위가 된다면, 보유한 데이터의 양만 많다고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데이터 양만으로는 어렵다. 이번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간 대국이 이를 증명했다.

이 9단은 무려 16만개 기보 데이터를 습득한 알파고를 상대로 4국에서 1승을 거뒀다. 데이터 양이 승패를 갈랐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사람만의 창의력이 발동한 순간이다. 동시에 알파고가 4승을 거둔 핵심에는 알고리즘이 있다. 이를 고안해 낸 딥 마인드 소속 개발자들의 능력이 뒷받침된 것. 그들의 능력을 알아보고 회사를 인수해 적극 투자해 온 구글 임원진의 선견지명도 한 몫을 했다.

결국 사람이었다. 해당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하는 것도 사람이고, 그 취약점을 파고드는 것도 사람이다. 우수한 인재가 얼마나 중요한 경제 발전의 근간인지를 보여줬다. 경제 활동의 기본 단위는 달러도 아니고 바이트도 아닌 '인(人)'이다. 많은 인재를 보유한 기업, 정부, 공동체만이 경쟁력을 갖고, 세상을 끌어갈 수 있다.

우리는 얼마나 사람에 투자를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17일 정부가 발표한 지능정보산업 발전 전략에는 전문인력 저변 확충 부분이 언급됐지만 이 정도만으로 부족하다. 컴퓨터 공학 등을 학부에서 공부한 학생들은 국내에서 이른바 '좋은 일자리'를 찾기가 어렵다. 석사, 박사 학위를 공학이 아닌 의학·약학전문대학에서 받겠다는 학생은 여전히 많다.

특히 우리 기업은 인재를 뽑고 양성하는 데 큰 돈을 들일 의지가 약하다. 인재를 키우는 일은 경제 활동 주체의 누구 하나가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다만 전투적인 인재 채용으로 유명한 구글의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 기업도 한 발 더 나아가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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