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신 IT트렌드에 밝은 김모씨. 여느 날처럼 출근 길 스타벅스에 들렀다가 얼굴이 벌개졌다. 점원에게 카페라떼 한잔을 주문하고 난 뒤 삼성페이로 결제를 하려고 스마트폰을 내밀었다가 퇴짜를 맞았다. 커피숍 직원은 스타벅스나 이마트 등 신세계 계열 유통사들이 삼성페이 도입을 막고 있다며 결제를 거부했다.
‘페이’로 불리는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에서 플레이어 간 경쟁강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IT·유통 업체 등을 중심으로 한 페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OO페이’ 종류만 10여개…우월한 1등 없다=30일 현재 국내 시장에 출시된 페이는 종류만 10여 가지에 달한다. 디바이스를 공급하는 삼성전자를 비롯 네이버·카카오·NHN엔터·SK플래닛 등 플랫폼 사업자, KG이니시스·LG유플러스 등 PG사, 신세계·롯데 등 유통사들이 페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확고하게 간편결제 시장을 주도하는 플레이어는 없다. 페이마다 서비스하는 방식, 타깃 고객층이 다르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다만, 페이의 실질 이용률을 판단할 수 있는 누적거래액은 네이버페이와 삼성페이가 선두에 있다. 6월 현재 네이버페이 누적 거래액은 2조5000억원, 누적 결제 건수는 1억8000만건에 달한다. 네이버페이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삼성페이 누적 거래액도 1조원을 돌파했다. 누적가입자 수로도 네이버페이가 1600만명으로 가장 많고 카카오페이(1000만명), 페이코(500만명), 페이나우(440만명)가 뒤를 잇는다.
◇페이 장착한 공룡들, 고객→데이터→광고시장 차례로 접수=페이 서비스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결제 기능이 갖는 중요성 때문이다. 일단 한 번이라도 결제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은 다음번에도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확률이 높다. 광고업계는 페이가 구매전환율을 끌어올리는 일등공신으로 평가한다. 구매전환율이란 광고 클릭 수 대비 실제 구매 행위로 이어지는 비율을 말한다.
신세계I&C 관계자는 “일단 페이를 한번이라도 쓴 고객은 다시 페이를 쓰게 될 확률이 높다”며 “쇼핑몰을 운영하는 유통업체의 경우 페이 서비스에 사활을 거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페이의 경우도 월 3회 이상 결제하는 이용자가 전체의 3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O2O(온&오프 연계사업) 사업 확대에 있어 페이 서비스는 필수적이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대표적 O2O서비스인 카카오택시, 카카오대리 등과의 연계 마케팅을 꾀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카카오대리의 경우 카카오페이로만 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른바 자사 서비스에 소비자를 묶어두는 ‘락인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다.
결제 고객들과 주고받은 데이터를 활용해 광고, 마케팅에 접목하려는 이유도 크다. 페이코를 서비스하고 있는 NHN엔터테인먼트는 처음부터 광고 사업을 염두에 뒀다. NHN엔터는 페이코 결제 데이터를 축적해 타깃 광고를 할 수 있는 마케팅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페이코 관계자는 “360만명에 달하는 실결제자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정확도가 높은 타깃 광고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글로벌 타깃 광고를 하는 페이스북도 외부 업체에서 구매 이력 데이터를 받아 활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