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니야, 1층 내려가게 엘리베이터 불러도."
부산시 영도구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지역 토박이 A씨는 외출을 하기 전 집안에서 엘리베이터를 '말로' 부른다. 엘리베이터가 올 때까지 TV를 시청하던 A씨는 TV 화면에 뜬 '팝업'을 통해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는 걸 안다. 곧바로 현관문을 열고 나가 기다리는 시간 없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즐거운 마음으로 외출에 나섰다.
예전 아파트에선 복도에 나가 버튼을 눌러 엘리베이터를 불러야 했다. 그마저도 상황이 맞지 않으면 기다리는 시간만 수분이 걸렸다. 하지만 이제는 집에서 '음성'만으로 자신의 동선에 맞게 엘리베이터를 부를 수 있다.
엘리베이터 뿐 만이 아니다. 외출에서 돌아온 A씨는 자신이 없는 동안의 집 상태가 궁금하다. 누가 다녀 갔는지, 택배가 오지는 않았는지도 알고 싶다. "찌니야. 우리집 상태 우땠노"라고 묻자 TV에 '우리 집 상태 정보 화면'이 뜬다.
오늘 다녀간 방문자 이력(사진 캡쳐)를 통해 이웃이 방문했다 돌아간 걸 알게 됐다. 아울러 외출해 있는 동안 1개의 택배가 와 있다는 사실도 인지할 수 있었다.
◇KT, 부산 영도에 세계 최초 AI 아파트 구축…'음성'으로 제어=KT는 16일 380여 가구가 입주 예정인 부산시 영도구 동삼동 '롯데캐슬' 아파트 단지에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셋톱박스 '기가지니'를 접목한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아파트 구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아파트 입주자들은 엘리베이터·입출차·택배알림·관리비·방문자 알림 등의 아파트 단지 공용서비스 뿐만 아니라 냉난방제어·조명·가스·문열림 감지 등 각 가구별 빌트인 시스템과 냉장고·에어컨·세탁기·공기청정기·오븐·플러그 등과 같은 IoT(사물인터넷) 가전기기 연동 등을 '기가지니'를 통해 할 수 있다.
KT가 구축한 인공지능 '기가지니' 아파트의 가장 큰 특징은 생활에 필요한 모든 시스템을 '음성'으로 제어한다는 점이다. 기존 아파트의 실내 제어 서비스는 벽에 설치된 '월패드'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한 터치 기반 명령체계였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가지니' 아파트에서는 월패드까지 걸어가거나 스마트폰을 곁에 두지 않아도 된다. 거실에 앉아 말만 하면 아파트 단지와 집안 곳곳의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실제로 KT가 지난 14일 부산 영도 1호 '가기지니' 아파트에서 진행한 시연회에서는 "거실 온도 26도로 맞춰줘"라고 명령하자 즉각 기가지니와 연동된 '월패드'가 실내온도를 26도로 설정했다.
또, "우리집 에너지 사용량 보여줘"라고 말하자 전기·가스·수도 등의 사용량이 TV 화면에 구체적으로 표시됐다. 이를 통해 본인 가정의 에너지 사용 평균을 인지하고 다른 집들과의 평균 사용량을 비교해 앞으로의 사용량을 조절해 나갈 수 있다고 KT는 설명했다.
◇사투리도 인식, 하반기에는 대화형 서비스도 제공=KT는 이번에 구축한 첫 '기가지니' 아파트의 지역적 특성도 고려했다. 부산·경남 지역의 억양이 강한 사투리를 인공지능이 알아들을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가령 "찌니야, 에어컨 켜도"나 "우리집 전기 을매나 썼노" 등의 사투리 명령어 인식이 가능하다.
KT 관계자는 "지금은 '지니야 온도 23도로 내려줘'등의 일방적 명령어만 인식되는 수준이지만 하반기에는 '지니야, 더워'라고 하면 '에어컨 켜 드릴까요?'라고 물어보는 등 주고받는 대화형 서비스를 선보이다"며 "가족 목소리를 알아 들어 그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구현된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소비 역시 다른집 패턴을 분석해 사용량을 권고하는 수준까지 확장될 예정"이라며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 아파트 입주자들에게는 KT의 '기가지니'가 기본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KT 인터넷이나 IPTV를 쓰지 않아도 아파트와 연동된 기본 컨트롤용 TV 화면을 볼 수 있다.
KT는 앞으로 이 같은 건물에 접목하는 인공지능 솔루션 시스템 적용을 아파트 뿐 아니라 오피스텔과 호텔, 상업시설 등 다양한 공간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연내 5만 가구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누적 20만 가구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필재 KT 기가지니사업단장(전무)은 "KT는 차별화 된 인공지능 기술력 및 ICT(정보통신기술) 인프라 기반으로 AI 주거 서비스를 확장해 고객 주거생활 환경 가치를 높이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도 건설사 등 다양한 파트너사와 활발한 사업 협력을 통해 지능형 홈IoT 생태계 확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