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 주부 김민선(37) 씨는 AI(인공지능) 스피커의 알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OO야, 오늘 날씨는 어때?“ ”현재 서울 중구 날씨는 맑고 화창해요. 기온은 10도. 낮 최고 기온은 16도가 예상됩니다.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 단계입니다“ 아침 식사준비를 마친 민선씨는 아이들의 외출복으로 가벼운 봄옷을 선택했다.
김민선씨의 하루가 완전히 달라졌다. 올 초 AI 스피커가 집안에 들어오면서부터다. AI 스피커는 김씨의 개인비서이자 말 동무, 아이들 선생님이다.
가족들이 학교와 회사로 떠난 후 집안일을 시작한 민선씨에게 AI 스피커는 똑똑한 비서로 바뀐다. “최신 곡 틀어줘” 말 한마디에 실시간 차트 음악을 들려준다. 청소를 마친 후 AI스피커에게 공기청정기를 켜라고 주문했다. 민선씨는 커피 한 잔을 타서 다시 AI 스피커를 부른다. “TV 틀어줘.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지난 주 못 챙겨본 드라마를 한 편 보고 나니 벌써 점심시간. AI 스피커를 통해 생필품과 식료품을 주문한다. “생수와 치약 주문해줘” 미리 등록해 둔 카드로 자동 결제된다. 말 한마디로 생필품 주문까지 가능한 AI 쇼핑 시대다.
학교에서 돌아온 초등학생 자녀들에게 AI스피커는 선생님이자 친구다. “OO야~. 심심해”라고 투정부리자 “재미있는 이야기 해 드릴게요”라고 들려준다. “영어 동영상 틀어줘” 한마디에 아이는 AI스피커와 오후를 보낸다. 잠들기 전 “OO야~. 나 잘게” 집 안 조명이 꺼지고 보일러가 취침 모드로 바뀐다. AI스피커가 “OO야. 자장가 틀어줘” 하루가 끝났다.
홈 AI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민선씨와 같이 AI 스피커를 쓰는 이용자 수가 국내에서만 500만명을 넘어섰다. IPTV(인터넷TV), 초고속인터넷 등과 연계한 통신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이다. 멜론, 네이버뮤직 등 음악서비스와 연계한 인터넷 기업들의 AI스피커도 조기 품절 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AI스피커가 대중화되면서 이용자들의 라이프사이클도 확 바뀌고 있다. AI스피커에 탑재된 첨단 음성인식 기술이 일상을 바꾸는 기폭제다. 단순 텍스트가 아닌 문맥 중심의 음성인식 기술은 과거 고가 스마트폰이나 차량에 탑재된 인식 기술과는 차원이 다르다.
더 이상 날씨·미세먼지·교통정보를 찾기 위해 스마트폰 키보드를 두드리거나 TV 리모콘을 맞출 필요 없다. 말 한마디면 원하는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자동차 안에서 길을 찾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그냥 ‘말을 알아듣는’ 수준을 넘어 얼마나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정보를 찾아주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이용자가 많을수록, 이용률이 많을수록 똑똑해지는 딥러닝 기술 덕분이다. 가령, 이용자가 최신곡을 찾아달라고 명령하면 그간의 명령어를 분석해 이용자 취향에 맞는 최신곡을 찾아주는 식으로 진화되고 있다. AI스피커 기능이 인터넷TV(IPTV), 홈IoT(사물인터넷)로 확장되면서 조명과 냉난방기를 끄고 켜거나 현관문을 열 때도 이제 말로 명령한다. 그야말로 음성 혁명이 시작된 셈이다.
음성 스피커에서 시작된 AI 혁명은 이제 금융, 쇼핑, 자동차 등 다양한 영역으로 빠르게 저변을 넓히고 있다. 정보 검색에서부터 가전기기, 자동차까지 모든 걸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면서 일반인들의 라이프사이클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강민경 한국소비자원 연구원은 “음성인식은 기존 텍스트 입력이나 터치 인터페이스에 비해 빠르고 쉬우며 간편한 장점을 갖고 있어 빠른 속도로 시장에 보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