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주파수 나누기 '눈치게임'…무조건 高베팅 안통한다

김은령 기자
2018.06.05 04:03

[주파수 전쟁 ②]첫 '클락 방식' 경매

[편집자주] 주파수 전쟁이 시작됐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4일 5G 주파수 할당 신청서를 제출하며 본 게임까지 치열한 수 싸움을 예고했다. 판돈이 3조3000억원에서 시작하는 사상 최대 경매다. 지난 2011년 처음 도입된 이래 매번 '승자의 저주' '쩐의 전쟁' '두뇌 싸움' 등 이통업계를 들썩인 주파수 경매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오는 15일 5G(5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경매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번 경매에는 예전과 달리 ‘클락’ 방식이 처음 도입됐다. 이통사들이 이전 3차례 주파수 경매 때와 다른 전략을 구사할 수 밖에 없다. 예전 ‘동시오름입찰’ 방식에선 내가 얼마나 싸게 주파수를 확보하느냐 못지않게 경쟁사의 비용부담을 가중시키는 전략도 중요하다. 반면 클락 방식은 입찰 라운드가 거듭될 수록 자사 낙찰금액도 높아진다. 초반 라운드부터 어떤 전략을 가져갈 것인지 치열한 두뇌 싸움이 불가피하다.

◇‘클락’ 경매방식 첫 도입,영향은?=‘클락’ 경매 방식은 주파수를 블록 단위로 나누고 1, 2단계에 걸쳐 사업자들이 가져갈 주파수 양과 위치를 각각 결정하는 방식이다. 핵심 매물인 3.5㎓ 대역은 10㎒ 폭 단위로 총 28개 블록으로 쪼개져 경매에 나온다. 1단계에선 이통 3사가 각각 원하는 블록 개수를 입찰한다. 한 회사가 10개 블록 이상을 신청할 수 없다. 3사 신청 개수가 28개가 넘을 경우 입찰 가격을 한 단계씩 높여가며 2, 3라운드로 이어간다.

예를 들어 1라운드에서 A사가 10개, B사가 10개, C사가 9개를 입찰하면 총합이 29개로 다음 라운드로 넘어간다. 입찰 금액을 높여 라운드를 진행하다가 B가 1개를 포기해, A사 10개, B사 9개, C사 9개로 28개가 맞춰지면 그걸로 경매가 끝난다. 라운드를 거칠수록 3사 낙찰가가 동시 오른다. 결국 주파수 효용 대비 비용 부문에서 압박이 큰 사업자가 블록 신청 개수를 줄이는 원리다. 이후 밀봉 입찰로 진행되는 2단계에선 위치가 결정된다. 사업자별로 주파수 위치를 조합한 6가지를 두고 각자 금액을 써내 가장 높은 조합이 낙찰된다.

과거 경매에서 이용했던 ‘동시오름입찰’ 방식은 여러 개 주파수 대역을 함께 경매로 내놔 이통사들이 원하는 물건과 입찰가격을 써내 금액 경쟁을 주고받다가 가장 높은 금액을 써 낸 사업자가 낙찰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승자의 저주’ 우려가 끊이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경매는 과거와 달리 같은 대역의 넓은 주파수를 사업자들이 나눠 갖는 방식이어서 주파수 확보에 실패하는 사업자는 없다. 특히 한 사업자가 가져갈 수 있는 최대 폭을 100㎒로 제한함으로써 비교적 고른 분배가 가능하다.

◇사업자별 경매 전략은?=이번 경매의 관전 포인트는 어떤 사업자가, 언제 20㎒ 폭을 포기하느냐다. 결과에 따라 최종 낙찰가가 크게 엇갈릴 수 있다. 경우의 수는 두가지다. 100㎒-100㎒-80㎒과 100㎒- 90㎒-90㎒ 조합이다. 두 사업자가 10㎒ 폭씩 포기할 지, 한 사업자가 20㎒ 폭을 포기하느냐의 여부다.

SK텔레콤은 최종 라운드까지 최대 폭인 100㎒를 고수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업계 관측이다. 주파수 대역폭 당 가입자 비중이 가장 많아서다. KT와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편이다. 하지만 후발 사업자들이 공격적인 주파수 전략을 취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발목을 잡으면서 5G 서비스 분야에서 치고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매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 물론 예전처럼 상대방 비용 부담을 일부러 가중시키기 위한 경매 전술은 펼칠 수 없다. 최종 ㎒당 낙찰가가 3사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 때문에 KT나 LG유플러스가 전략적으로 초반 라운드에서 90㎒나 80㎒를 적어낼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가령, KT와 LG유플러스가 1라운드에서 90㎒씩을 써내면 경매가 끝나고 3사 모두 최저가에 주파수를 가져갈 수 있다. 막판까지 자금력을 동원한 금액 경쟁을 유지할 자신이 없다면 초반에 경쟁을 포기해 입찰가를 낮추는 게 최적의 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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