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국내외 콘텐츠사업자(CP) 간 역차별을 해소하고 불공정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망이용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대형 글로벌 사업자의 ‘갑질’을 막을 수 있게 법 집행력을 높이는 국제적 협력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방통위는 올해 주요 중점과제 가운데 하나로 ‘망 이용 계약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준비해왔다. 구글이나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해외 CP(콘텐츠사업자)들이 국내 사업자와 동등한 수준의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데다 계약 절차 상에서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법적으로 제재할 근거가 현재로선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초 계획보다는 가이드라인 제정 일정이 밀릴 가능성이 있다. 방통위는 올해 안에 가이드라인을 제정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국내 인터넷사업자들로 구성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가 지난 8월 망이용료 가이드라인 제정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일정이 불투명한 상태다. 인기협 측은 “가이드라인 제정으로 해외뿐 아니라 국내 CP가 내던 망 이용대가까지 올라갈 것”이라면서 “CP들의 망이용료 증가가 통신사들의 매출 확대 기반으로 악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 관계자는 “국내 사업자들의 의견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가이드라인 제정을 밀어붙일 이유가 없다”며 “사업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공감대가 형성이 된 다음 일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신사 입장에서도 중소 CP에게 망이용료를 높일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이드라인이 제정되더라도 법적 구속력은 없다. 최근 페이스북이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페이스북의 손을 들어준 것도 현행법의 한계가 드러난 대표적인 예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도 관련 법 개정 논의가 진행 중이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온라인동영상제공사업’으로 규정한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OTT를 방송법 테두리 안으로 넣어 규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방통위가 추진하는 망이용료 가이드라인이 법적 구속력은 없더라도 관련 분쟁이 법정 공방으로 확대됐을 때 가이드라인이 일방적인 계약을 강요 당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동남아 같은 경우 우리나라 CP들이 망사용료를 적게 내면서 서비스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역지사지로 생각해 국익 관점에서 비교 조사를 철저히 해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