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반대' 넘어 '평등'으로…36년만 변화 앞둔 성소수자의 날

성소수자 인권단체가 5·17 '성소수자 혐오반대의날'을 올해부터 '성소수자 평등의 날'로 바꿔 명명하고 차별금지법·성별인정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은 12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소수자 평등의 날이라는 명칭을 통해 혐오와 차별을 넘어 평등과 권리를 적극적으로 실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무지개행동은 "WHO의 결정으로부터 36년이 지났지만 국무총리·비서관 등 고위 공직자의 성소수자 혐오 발언이 이어지는 등 여전히 일상 속 차별과 혐오가 자리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박한희 무지개행동 공동대표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 성소수자의 최근 일주일간 자살 생각 비율은 39.1%로 일반 성인의 8.5배에 달한다"며 "언제까지 성소수자들이 내몰려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은 "올해초 2건의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발의됐지만 국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차별금지법의 조속한 제정도 촉구했다.
이날 불교·기독교 등 종교계에서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연대 의사를 밝혔다. 대한불교조계종 선우 스님은 "태어난 모든 생명체는 평등하다"며 "대상에 대한 폭력과 구분, 멸시를 일으키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순권 한국교회인권센터 목사는 "침묵을 넘어 혐오와 배제를 이끄는 한국 교회의 언어 앞에서 부끄러움과 책임을 느껴왔다"며 "성소수자 평등의 날이 혐오의 근거로 사용돼 온 신앙의 언어를 생명과 존엄의 언어로 되돌릴 수 있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무지개행동은 기자회견 이후 청와대에 △혼인평등 △성별인정법 △차별금지법 제정 등 성소수자 인권 실현을 위한 과제 이행을 촉구하는 요구안을 전달했다.
한편 이날을 기점으로 무지개행동을 비롯한 플랫폼C, 한국농인LGBT 등의 시민단체들이 캠페인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 끝으로 무지개행동은 오는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성소수자 평등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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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혐오반대의날은 1990년 5월1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한 것을 기념해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