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콘텐츠 기업(CP)간 망 이용료 차등은 기울어진 운동장의 대표 사례다. 국내 CP들은 망 이용 대가로 연간 수백억원씩 내고 있는 반면, 글로벌 CP들이 캐시서버(임시데이터저장서버) 운영비 명목으로 소액만 내고 있다. 이런 상황과는 대조적으로 해외 CP들의 트래픽 점유량은 국내 CP들의 두 배에 달한다. 해외 CP들의 무임승차 문제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유튜브, 페북, 넷플릭스 등 트래픽은 압도적으로 많은데 ‘700억’ VS ‘0원’ =망 이용료는 CP가 자신의 콘텐츠를 인터넷망에 보내주는 대가로 통신사에 내는 비용(전용회선료·데이터센터 입주비 등)을 말한다.
네이버와 카카오, 아프리카 TV등 국내 기업들은 연간 수백억원을 이용료로 지불하고 있다. 네이버는 2016년 기준 연간 734억원을 통신사에 냈고, 카카오도 연 300억원 수준의 망 이용료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구글과 페이스북은 국내 상당한 트래픽량을 유발하면서도 국내 통신망을 사실상 거의 염가로 사용해왔다는 지적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LTE(롱텀에볼루션) 데이터 트래픽 상위 10개 사업자 가운데 유튜브, 페이스북 등 글로벌 CP가 유발하는 트래픽 비중이 67.5%에 달했다. 이는 네이버나 카카오 등 국내 CP의 2배가 넘는 트래픽 양이다.
◇SKB 이어 KT 계약 발표한 페북, 사실은...=비록 행정소송에서 번복되긴 했지만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의 페이스북 제재는 해외 CP들의 무임승차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계기가 됐다. 페이스북은 올초 SK브로드밴드와에 망 이용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1일 KT·세종텔레콤 등과 네트워크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4일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을 앞둔 시점에서 보여주기식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정기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페이스북은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KT에 유일하게 캐시서버를 두고 운영비용을 지급해왔다. 사실상 계약 연장건을 신규 계약건으로 호도했다는 비난이 나온다. 그럼에도 페북의 이같은 전향적인 행보가 앞으로 다른 해외 CP들의 협상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구글은 글로벌 시장에서 전례가 없고 글로벌 스탠다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망 이용료 협상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실제 구글은 프랑스 통신사 오렌지와 협상 끝에 프랑스 현지에 서버를 두고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기로 계약했고,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비공식적으로 망 이용대가를 내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재일 의원은 “프랑스처럼 정부가 사업자로부터 데이터 트래픽과 망 이용대가 관련 데이터를 확보해 공개하는 등 국내외 사업자의 형평성 제고를 위한 규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