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한 수도권 대학 의대생들이 온라인 시험을 치르면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대학이 발칵 뒤집혔다. 학생들 여럿이 한 장소에 모여 함께 문제를 풀거나 전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답안을 공유한 것인데 모두 0점 처리됐다. 뿐만아니다. 다른 대학들에서도 온라인시험 부정행위가 빈번하자 에세이나 프로젝트 과제로 대체하거나 아예 시험만 오프라인으로 치르기로 했다. 하지만 감염우려에다 과제시험에 반발하는 학생들도 적지않아 고민거리다.
정부가 인공지능(AI) 영상분석기술로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를 막는 기술을 개발하고 나서 주목된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온라인 수업 확대에 대비하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비대면 비즈니스 디지털혁신 기술개발' 국책과제중 하나로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 방지' 기술을 개발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수험생이 온라인으로 시험을 칠때 AI가 영상 이미지를 분석해 대리시험이나 시험답안 공유, 화면이탈, 담합, 다른 스마트기기를 활용 등 부정행위를 파악하는 것이 골자다. 독학재수학원인 잇올그룹과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에듀테크 기업인 알파이글루가 컨소시엄을 이뤄 개발한다. 과제기한은 내년말까지이나 그보다 빨리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과제를 기획한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정현철 프로그램매니저(PM)는 "PC나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이용해 시험중 수험생의 시선 또는 손이 화면밖으로 나가는지 또는 불필요한 마우스 클릭이나 이어폰 착용 행위, 모니터에 다른 자료가 띄워져 있는지 등 커닝행위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기존 지능형 CCTV의 이상행동 분석기술을 응용했는데 100%까지는 어렵더라도 상당 수준까지는 방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학재수학원인 잇올그룹이 개발을 주도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독학재수란 스스로 재수나 각종 자격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독서실 형태의 학원이다. 모여서 공부하되 강의와 시험은 온라인으로 치르는 구조여서 온오프라인 학습 관리와 입시컨설팅이 핵심이다.
백태규 잇올그룹 대표는 "2만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독학재수 사업을 전개하면서 온라인 수입 집중도 학생방안과 시험부정 방지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왔다"면서 "컨소시엄을 통해 일부 기술적 보완만 이뤄지면 충분히 완성도 높은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온라인으로 실시된 삼성그룹 입사 직무적성검사(GSAT)에서는 IT기반 부정방지 기법이 적용돼 관심을 모았다. 삼성SDS의 화상회의시스템을 활용해 응시생에게 스마트폰 카메라로 자신의 얼굴과 손, PC를 비추게 한 뒤 감독관 별로 9명씩 해당 영상을 감시하도록 했다. 손이 화면에서 사라지거나 불필요한 대화가 들리는 등 의심되는 응시생에게 감독관이 경고하는 방식이다. 이는 상당한 효과를 봤지만 수만명이 시험을 치른 만큼 감독관 수도 수천여명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예외적인 경우로 대부분 온라인 시험에는 이같은 감독관의 육안감시를 지속하기가 쉽지않아 AI 방식을 적용키로 한 것이다. 기술이 개발되면 초중고는 물론 대학과 공공기관, 기업 입사시험, 각종 자격증 시험에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해외에서도 이같은 기술은 아직 초기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철 PM은 "코로나 19가 장기화될 전망인 가운데 일선 교육현장에서 온라인 시험의 공정성 논란이 지속돼 부정방지기술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정행위 대응수단이 있다면 온라인 수업이 더 활성화될 수 있어 최대한 신속하게 일선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