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이후 2주 가까이 잦은 오류로 논란을 빚고 있는 공공 원격수업 플랫폼 'EBS온라인클래스'(온클래스)의 사전 점검 오류율이 26%에 달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교육당국과 EBS의 무리수가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IT업계에선 발주처인 EBS와 개발업체가 서비스 오류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채 대국민 서비스를 성급하게 도입했다가 교육 현장이 혼선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실이 EBS에서 입수한 '온라인클래스 재구조화사업 서비스 준비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전 9시부터 1시간 가량 GS ITM 컨소시엄이 교사 1129명을 상대로 실시한 온클래스 쌍방향 화상수업 서비스 사전점검에서 292명(26%)이 오류를 보고했다.
서비스 오류 분석 현황을 보면 △학습클래스 개설과 강의·강좌 등 교사 권한 오류 △학교 간 회원 데이터 등 교육청 별 데이터 연동 오류 △화상회의를 비롯한 등 신규 기능 오류 △교사들의 사용성 미흡 △카카오톡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과 연동한 로그인·회원 인증 오류, 교사 인증 오류 등 5가지 유형에서 300건의 오류가 보고됐다.
컨소시엄은 지난달 25일 4가지 오류 유형은 해결했다고 교육부에 알렸으며, 가장 기본적인 로그인·회원 인증 오류의 경우 "2월 28일까지 해결 진행 중"이라고 보고했다. 개학일(3월2일)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도 원격수업을 위한 가장 기본 기능의 오류 해결이 보장되지 않았던 셈이다.
이후 지난 2일 전국 동시 개학과 동시에 각급 학교 곳곳에선 온클래스 로그인 오류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졌다. 로그인에 겨우 성공해도 교사가 개설한 강의나 교사가 학생에게 보낸 클래스 접속 초대장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등의 로그인·인증 관련 문제들이 일주일 넘게 보고됐다.
EBS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시점에는 로그인과 회원 인증 오류는 해결을 했지만 이후 해결된 줄 알았던 교사 권한 부여 부분에서 다시 지속적으로 오류가 발견됐던 것"이라며 "24일 대규모 테스트 이후에도 (소규모) 성능 테스트를 병행하며 네트워크 인프라를 증설해서 속도 지연이나 접속 오류 문제를 해결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전 점검 때는 해결했다던 교사 권한 오류는 개학 후에도 계속 보고됐다.
IT업계 시스템·SW(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사전점검 오류율이 26%에 달했던 만큼 교육부와 EBS, 개발업체가 너무 무리하게 서비스 오픈을 강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오류 보고율이 두 자리 수가 넘을 정도로 높고 개인정보 보호는 물론 전반적인 서비스 운영에 치명타를 안길 수 있는 로그인·인증 문제 해결이 불확실했던 상황이라면 발주처와 개발사가 의견을 조율해 서비스 개시 연기 등의 결단을 내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대기업 계열 SI업체에서 대국민 서비스 운영을 맡았던 한 개발자는 "서비스 출시 직전까지도 시스템상 오류가 발생하는 일이 흔하다"면서도 "치명적인 오류는 반드시 우선적으로 해결해 최대한 오류율을 줄인 뒤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말했다.
사전 검토 표본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온클래스는 전국 중·고교 학생과 교사 등 약 300만명 이상이 매일 동시에 접속해야 하는 대규모 시스템이다. 조사 표본 교사 수가 예상 접속자 수의 0.05%를 밑돈 만큼 실제 적용시엔 오류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SI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은 한번에 접속자 수백만명이 몰리는 시스템을 신규 오픈하기 전에는 이번 경우처럼 실제 이용자 표본조사가 아니라 예상 접속자 수에 준하는 가상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방법으로 시범 테스트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컨소시엄 주사업자인 GS ITM은 이날 본지에 "현재 자사 인력이 모두 투입돼 오류 개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오류 전반에 대해 재점검하고 정상화하겠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