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사업 확장만 보고 폭주하고 있어요. 총체적으로 조직 체계를 점검해야 할 때입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사업 확장 템포를 조절하면서 계열사 간 소통 체계를 구축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 같은 구조적 리스크가 결국 카카오 성장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결국 거대 그룹사로 변모한 카카오가 장기적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혁신을 위한 '자기주도성'으로 대표되는 '카카오스러움'만으로는 158개에 달하는 계열사가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최근 카카오가 다양한 업종에 진출하고 상장하느라 조직 체계가 산만해진 느낌"이라며 "이런 불통 상황을 간과한다면 김범수 의장과 카카오의 브랜드 이미지 모두 추락할 수 있다. 조직 전체를 다시 손 볼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고속 성장을 위해 카카오가 계열사 대표들에게 전권을 위임한 것이 독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IT 전문가는 "독립 경영체제는 고속 성장에 효율적인 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카카오를 균열시키는 암초가 될 것"이라며 "158개에 달하는 계열사들이 각자도생에 집중하면서 사업적 시너지는 커녕 소통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의 경우 컨트롤타워를 둬 계열사 간 시너지를 도모하기도 하고, 사업재편에 적극 나서 산업 경쟁력을 유지한다. SK의 수펙스추구협의회와 현대차그룹의 기획조정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카카오도 일정한 컨트롤타워를 통한 조직운영 철학과 업무조율, 경영 효율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카카오에 정통한 관계자는 "김 의장은 계열사들의 경영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계열사 간 의사 조율을 위해선 직접 나서야 한다"며 "계열사들이 각자도생하는 마당에 이들을 하나로 결집하고 통일시킬 수 있는 사람은 김 의장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김 의장이 컨트롤타워의 수장 역할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는 카카오가 사회적 영향력이 커진만큼 중소 사업자와의 상생에도 더 비중을 두라고 주문한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 경영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면서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는 "카카오는 돈 버는 사업은 정말 잘했는데 약자와 나누는 역할을 잘 했는지는 의문"이라며 "네이버가 중소상공인에게 다양한 금전적 지원을 한 것처럼 카카오도 현실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이 5조원을 환원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사회 문제해결에 집중된 경우로, 네이버가 중소상공인에게 직접적인 자금 지원을 한 것과 결이 다르다는 점을 거론한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골목상권 진입을 자제하고 신시장을 발굴하는 게 최선이라고 조언한다. 태생이 IT 기업인 카카오가 기존 산업에 플랫폼을 얹는데 집중하기 보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만든 것처럼 완전 새로운 형태의 산업을 일으키는 데 집중하라는 의미다. IT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니 사업 다각화 자체를 잘못이라고 정의하긴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신시장을 창출할만한 자본과 기반을 지닌 카카오가 독식하기 쉬운 골목상권을 찾아다니는 건 혁신 기업의 방향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를 둘러싼 잡음들을 숙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카카오가 전에 없던 모바일 영역을 개척한 선두 기업인만큼 선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는 "카카오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눈부신 성장을 하기까지 10년이 채 걸리지 않은 회사"라며 "짦은 기간에 조직 덩치가 커지다보니 시스템을 최적화하는데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카오 입장에서는 거의 모든 문제들을 처음 겪고 있는 것"이라며 "기업을 장기적으로 끌고 가려면 필요한 과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