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5년간 탈원전 여파로 원전 해체 연구개발(R&D)은 2배 가까이 늘고, 미래 경쟁력에 핵심이 되는 원자력 시스템 개발은 2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원자력기금 연구개발 주요 분야별 사업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원자력기금은 1996년 원자력진흥법에 따라 안정적인 R&D 재원 확보를 위해 설치됐다. 이 기금은 발전용 원자로 가동으로 생산된 전력량에 비례해 조성된다. 매년 약 2000억원 규모로 조성되던 원자력기금은 원전 가동률이 하락한 2019년부터 3년간 평균 1745억원 조성에 그쳤다. 직전 3년(2016~2018)과 비교하면 약 732억원이 줄었다.
탈원전 여파로 원자력기금이 줄어든 문제도 크지만, 줄어든 예산 중에서도 유일하게 2배 가까이 늘어난 분야는 해체 연구였다. 원전 해체 연구는 탈원전 직전 5년(2012~2016) 총 375억원 수준이었지만, 그 이후 5년(2017~2021) 동안 66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불어났다.
반면, 미래 원자력 시스템 개발 예산은 반토막 났다. 관련 예산은 탈원전 5년간 1274억원 불과했다. 이는 직전 5년 2354억원에 비해 1000억원 이상 감소한 수치다.
또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기술인 파이로 프로세싱(Pyro-Processing) 분야 예산은 2021년 전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탈원전 전후 5년을 비교해도 전체 예산은 400억원 이상 줄었다.
파이로 프로세싱과 파이로-소듐냉각고속로(SFR)는 원자력 발전 이후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거나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한다면 원자력도 재생에너지로 거듭날 수 있어 우리나라가 1997년부터 미국과 연구를 수행해왔다.
이 밖에도 원자력 기초·원천 연구 예산이 줄어들었다. 또 KAIST(한국과학기술원) 원자력및양자공학과는 탈원전 직전 5년간 93명이 학과에 진학했지만, 탈원전 5년(2017~2021년)간 31명으로 급감했다. 올해 입학생은 4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두현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에 "원자력은 한국의 100년을 책임질 주력 산업이었으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여파로 원전 생태계에 막심한 피해를 입혔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R&D 예산 복원과 인재 육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심형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원자력기금은 미래 기술과 인재 육성 등 재원으로 활용돼왔다"면서 "지난 5년간 원전 발전량의 감소로 기금이 줄어든 것도 문제지만, 기금 운용이 원전 해체와 안전 분야에 편중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