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정책에 신입생 단 2명…울산과기원 원자력과의 '눈물'

'탈원전' 정책에 신입생 단 2명…울산과기원 원자력과의 '눈물'

김인한 기자
2021.11.24 05:32

'文정부 전후' 카이스트·유니스트 원자력과 신입생 급감…탈원전 여파?
이공계 최상위권 몰리던 원자력계…"석·박사로 키울 학사가 없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와 UNIST(울산과학기술원) 원자력 인재가 급감하고 있다. 탈원전 시행 이전 5년과 최근 5년을 비교 분석해보면 원자력 인재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KAIST(한국과학기술원)와 UNIST(울산과학기술원) 원자력 인재가 급감하고 있다. 탈원전 시행 이전 5년과 최근 5년을 비교 분석해보면 원자력 인재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원자력이 이공계 유망주들의 기피 대상으로 전락했다. 한때 이공계 최상위권 고교생들이 대학에 갈 때 앞다퉈 선택하던 전공이었지만, 최근 5년 간 외면받기 시작한데 이어 연구중심대학인 '과학기술원'에서조차 신입생이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과학계에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탈원전' 정책의 여파로 보고 있다.

23일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과 유니스트(UNIST, 울산과학기술원)의 최근 10년 간 전공선택 자료에 따르면, 두 과학기술원의 원자력 관련 학과 진학생 규모는 현 정부 이전 5년(2012~2016) 합계 총 213명에서 최근 5년(2017~2021) 64명으로 70% 가량 급감했다. 국내 4개 과기원(KAIST·UNIST·DGIST·GIST) 중에서 원자력 관련 학과를 운영 중인 곳은 카이스트와 유니스트 두 곳 뿐이다.

우선 카이스트의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는 △2012년 10명 △2013년 25명 △2014년 12명 △2015년 25명 △2016년 22명 등 총 94명이 입학했다. 같은 기간 유니스트의 '원자력공학과'는 △2012년 35명 △2013년 19명 △2014년 16명 △2015년 22명 △2016년 27명 등 합계 119명으로 신입생이 카이스트보다 더 많았다.

그러나 정권 교체 후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최근 5년 간 카이스트의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신입생은 총 31명(연도별 9-5-4-7-6)에 그쳤고, 유니스트도 33명(10-5-10-6-2)에 그쳤다. 특히 유니스트는 2011년 한 해 무려 59명의 신입생을 받았던 원자력공학과가 올해 신입생 2명에 그치면서, 자칫 '존폐'까지 걱정해야 할 위기에 내몰렸다.

원자력 '인재 절벽' 현실화…과학계 "文정부, 탈원전 정책 탓"

2010년대 초반은 한국의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에 가깝다. UAE(아랍에미리트연합)에 2009년 200억달러(당시 약 21조원) 규모로 한국형 원전 4기를 수출했고, 요르단에선 2010년 연구용 원자로 건설사업을 수주하며 1억6000만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이공계 인재들 역시 '원전 순풍'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그 결과 과학기술원은 물론 일반 대학에서도 원자력 관련 학과의 '전성시대'였다.

과학계에선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원자력 '인재 절벽'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탈원전 정책으로 인재 육성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학부생이 진학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향후 석·박사 고급 인력으로 성장할 씨가 마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2019년 미국 원자력안전규제위원회(NRC)로부터 한국형 원전에 대한 최종 설계 인증을 받았는데, 이는 한국 원전이 미국에 건설할 만큼 안전하다는 의미다. 프랑스와 일본도 못 해 낸 성과다. 정부는 또 최근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미래 원자력 기술 개발을 공언했다. 그러나 인력 이탈은 단시간 내 회복이 어렵다. 미래 인재 부재에 따른 원자력 기술 생태계의 훼손은 국가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방인철 유니스트 원자력공학과장은 "정부에서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개발과 원자력 안전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정작 이를 연구할 인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원자력계 관계자도 "학부 단위 '풀뿌리 인재'가 줄어들면서 원자력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며 "이공계 인재들이 원자력계를 기피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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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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