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법(步法)은 보통 무술에서 기본이 되는 기술입니다. 내딛는 발의 위치와 힘의 조절에 따라 몸으로 펼치는 무예의 차원이 달라집니다. 복싱에서 강조하는 풋워크와도 유사합니다.
무협지 장르에서는 상대방의 기량을 파악할 때 '보법만 봐도 알 수 있다'는 표현이 나오곤 합니다. 절세 고수들은 일반인과 달리 보법에서부터 티가 난다는 뜻이죠. 그래서 "보법이 남다르다"고 할 때는 '남들보다 출중한 내공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가 제일 큽니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보법'의 의미가 확장돼 쓰입니다. 특정한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이들의 출중한 기본기를 칭찬하며 "보법부터 다르다"고 표현합니다. 한 축구게임 스트리머의 팬카페에서는 호나우두 선수의 캐릭터 카드를 추천하면서 "저 선수는 보법부터 다르다"고 하는 식입니다. 최근 개미지옥으로 변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수익을 내는 현상을 바라볼 때도 "보법이 다른 외국인들의 행보"라고 칭합니다.
'보법'이 항상 칭찬에만 쓰이는 것은 아닙니다. 남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기행을 선보이거나, 괴팍한 언행을 하며 물의를 일으키는 이들에게는 조롱의 의미로 쓰일 때도 있습니다. 최근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의 인기를 보면서 라이선스 취득도 없이 불법으로 굿즈를 만들어 파는 중국 상인들이나,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중국 덕분'이라고 외치는 한국인 인플루언서들에 대해서도 "보법이 다른 XX"라고 부릅니다.
이처럼 '보법이 다르다'는 표현이 양면의 의미로 사용되는 것을 보면 한 가지는 확실해 보입니다.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이 가치 있거나 뛰어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