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하 SKT)에 약 134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가 국고에 귀속되던 과징금을 피해자 구제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11일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을 실제 유출 사고 피해자 구제에 활용하는 등 피해 구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및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은 국고로 귀속돼 기획재정부가 관리한다. 이는 정부의 일반회계 수입에 포함돼 기재부에 의해 국가 예산에 편성된다. 실제 피해자 구제에 활용되지 않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검토 중이다. 피해자 구제를 위한 기금을 별도 설치하거나 개인정보보호법에 과징금 용도를 한정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이 피해 구제를 받기 위해서는 유출 기업, 기관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걸거나 개인정보위 등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해야 한다. 기금 등이 마련되면 이에 필요한 소송·법률 관련 비용이나 인력 등을 지원하는 것이 가장 유력한 용도로 꼽힌다.
문제는 법안으로 규정하는 사항인 만큼 국회가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3일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인정보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도 개인정보피해보상기금을 설치하고, 이 기금을 통해 피해자에게 직접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현재 소관위 심사가 진행 중인 상태다.
법안이 통과된 뒤에도 재원 확보 등을 위해 유관 부서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과징금은 사안에 따라 불규칙적으로 들어오는 데 반해, 기금 지출은 용도에 따라 고정비가 될 수 있어서다. 2021년 82억원이었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과징금은 이듬해 1018억원, 2023년 232억원, 지난해 611억원을 기록했다.
개인정보위는 지난달 28일 SKT에 역대 최대 과징금 1348억원을 부과했다. 그러나 이 과징금이 국고에 귀속돼 정작 유출 피해를 직접 겪은 2324만명의 SKT 이용자들은 피해 구제를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건 아니고 종합 대책으로 검토 및 협의하고 있는 단계"라며 "피해자 구제에 활용하기 위해 기금 설치, 유관부서와의 협의, 법 개정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