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269,500원 ▼6,000 -2.18%) 노사 간 갈등 해결을 위한 정부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임금협상이 결렬됐다. 협상 결렬에 따라 오는 21일로 예고된 총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아직 대화의 시간이 남았다며 강제 조정 절차인 긴급조정권 사용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으나 삼성전자 파업이 국민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할 경우 선제적인 발동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20일 "중노위가 조정안을 냈는데 노동조합은 수락했고 사용자는 유보라며 사인을 거부하면서 조정은 성립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도 사후조정 불성립 이후 "중노위 진행에 의해 사후조정은 종료됐다"며 "경영진의 결정 지연으로 사후조정 절차가 종료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이어진 중노위 2차 사후조정에서 대부분 쟁점에 이견이 좁혀졌지만 단 한가지 쟁점에서 사측이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다는 주장이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쟁점은 성과급 분배비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사측 역시 입장문을 통해 "사후조정에서 막판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노동조합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노조는 회사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분배비율 외에 성과급 지급 규모나 방식 등 대부분 안건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이견이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노조는 영업이익 15%의 초과이익성과급(OPI) 재원 활용과 상한 폐지, 성과급 제도화 등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영업이익 10%와 유연한 성과급제를 고수해 왔다.
지난 11~12일 진행된 1차 사후조정과 이번 2차 사후조정을 거치면서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졌다는 게 중노위의 설명이다.
지난 19일 2차 사후조정 2일차 회의에서 박 위원장은 "노사 의견이 일부는 좁혀지고 있다"며 타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2차 사후조정회의는 당초 협상 종료 시점이었던 19일 저녁 7시를 넘겨 자정까지 이어졌으나 한 가지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이날 오전 10시 회의를 재개키로 했다. 협상일을 하루 연장했음에도 쟁점에 대한 양측 입장은 좁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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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위는 양측 중재를 위한 조정안을 제시했다. 박 위원장은 "조정안은 불성립 됐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서로 말 안하기로 했다"면서도 "그 항목(분배비율)은 노조가 많이 양보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성과급 분배비율에 대해 노조측은 70%를 공통배분하고 30%를 사업부별 차등배분하는 안을 주장했는데 이보다 양보한 안에 대해 동의했다는 의미다.

협상 결렬에 따라 오는 21일 총파업 가능성은 커졌다. 지난 18일 법원이 위법 쟁의행위를 금지해 달라는 사측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파업에 일부 제동이 걸렸지만 노조측은 "예정대로 내일(21일) 적법하게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강조했다.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정부는 강제 조정절차인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긴급조정권은 노조의 쟁의가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등에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30일간 파업을 중단해야 하고 강제적인 조정 절차가 진행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 등 정부 주요 인사는 최근 삼성전자 파업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연달아 내기도 했다.
다만 사후조정 불성립 이후 진행된 노동부 백브리핑에서 홍경의 대변인은 "아직 대화의 시간이 남았다"며 "(긴급조정권 검토 여부는) 성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협상 결렬로 인해 국가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졌다. 삼성전자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생산라인 중단과 웨이퍼 손상 등으로 최대 100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최대 법인세 납부 기업인 삼성전자의 이익이 줄어들면 그만큼 세수가 줄어들고 정부의 성장 동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삼성전자의 총파업으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최대 0.5%포인트(p)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파업이 현실화되면 생산 감소 규모는 30조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추산된다"며 "여기서 중간 투입분을 제외하고 실제 성장에 기여하는 부가가치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5조원 정도가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