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간 풀리지 않은 물리학의 숙제, 32세 韓 과학자가 찾았다

박건희 기자
2025.12.22 10:08

이석형 UNIST 교수, '시간 위의 다자 양자상태' 신개념 제시
양자역학-상대성이론 연결할 실마리

이석형 UNIST 물리학과 교수가 시간 상에서 일어나는 양자역학적 동역학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양자상태'로 다루는 새로운 이론을 정립해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2025년 12월 5일자에 논문을 게재했다. /사진=UNIST

우리나라의 32세 젊은 물리학자가 지난 100년간 괴리돼 있던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을 연결할 실마리를 처음 제시했다.

22일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이석형 물리학과 교수가 시간상에서 일어나는 양자역학적 동역학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양자상태'로 다루는 새로운 이론을 정립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지 중 하나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이달 5일 게재됐다.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은 현대 물리의 두 축이다. 하지만 공간과 시간을 대하는 관점이 다르다. 상대성이론이 공간과 시간을 '시공간'으로 묶어 다룬다면 양자역학은 공간에 대해서만 '양자상태'를 정의하고, 시간은 그저 흘러가는 변화의 과정(채널)로 남겨둔다.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이 현대 물리학의 근간임에도 100년간 서로 이론적으로 괴리된 채 남아있던 이유다.

이 교수는 '시간 위의 다자 양자상태'(multipartite quantum states over time)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여러 시점에 걸쳐 일어나는 양자 과정을 '하나의 거대한 양자 상태'로 묶어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를 적용하면 공간적으로 떨어진 관찰 대상(계)뿐만 아니라 시간상으로 떨어진 관찰 대상도 동일한 수학 구조에서 다룰 수 있다.

말하자면 양자역학이 다루지 않았던 시간상의 '양자 과정'을 공간상의 '양자 상태'와 같은 수학 언어로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새 이론을 기술적으로 적용하면, 시간상 양자 현상을 '퀀텀 스냅샷'과 같은 최신 측정 기술로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이 교수는 "양자정보과학과 양자계측, 나아가 양자 중력과 같은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을 통합하는 궁극적 통일이론 연구에도 새로운 도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교수는 UNIST에 임용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32세의 젊은 연구자다. 학부 시절 물리학과 수학을 복수 전공해 문제를 수학적으로 해결하는 데 강한 물리학자로, 물리적으로 자연스러운 두 가지 직관적 가정을 세워 이 조건을 동시에 만족하는 수학적 구조를 증명하는 방식으로 연구했다.

이번 연구에는 제임스 풀우드 중국 하이난대 수리통계학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UNIST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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