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 원리 적용한 금속판 바퀴
달 지하로 수직 낙하에도 '거뜬'

달의 '지하 세계'를 탐사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기술이 우리나라에서 나왔다.
KAIST(카이스트)는 이대영 우주연구원·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무인탐사연구소, 한국천문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양대와 함께 '전개형 에어리스 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12월호에 게재됐다.
울퉁불퉁한 달 표면 아래에는 이른바 '지하 세계'로 알려진 용암동굴이 있다. 표면에서 수직으로 깊게 뚫린 구덩이(피트)를 통해 지하 용암동굴로 진입할 수 있다. 용암동굴은 달의 극심한 온도 변화와 우주방사선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천연 은신처'이기도 하다. 하지만 급경사 지형인데다 암반, 낙하 위험이 큰 탓에 어떤 국가도 용암 동굴로 제대로 접근하지 못했다.
달 피트와 용암동굴은 장기적인 달 거주지 후보지 중 하나인데다 태양계 초기 지질 기록을 보존하고 있어 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이 지역을 탐사할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복잡한 기계 구조 대신 종이접기(오리가미) 구조와 소프트 로봇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전개식 바퀴를 만들었다. 우주에서도 잘 버티고 탄성이 좋은 금속판을 종기접기 방식으로 접어 바퀴 모양을 만들었다.
에어리스 휠(바퀴)은 일반 바퀴와 달리 경첩 같은 부품이 없어도 접으면 지름 23㎝, 펼치면 50㎝까지 커진다. 탐사를 위한 소형 로버에 장착해도 큰 장애물을 넘을 수 있을 만큼 기동력이 뛰어나다.
달 중력 기준 100m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모양과 기능이 그대로 유지될 만큼 내충격성도 높았다. 연구팀이 인공 월면토(달 흙을 흉내 낸 땅)에서 바퀴를 시험한 결과, 우수한 주행 성능이 확인됐다.
이대영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 전개형 바퀴는 그동안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달 피트·용암동굴 진입 문제에 세계 최초로 해답을 제시한 기술"이라며 "우리나라가 앞으로 독자 달 탐사 시대를 선도할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심채경 천문연 센터장은 '이번 성과는 과학, 탐사 가치가 매우 높은 달 피트와 용암동굴로 들어가기 위한 기술적 장벽을 낮춘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