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 13만건 쌓였는데"...임기 시작한 방미심위, 아직 '개점 휴업'

김승한 기자
2025.12.29 16:33

대통령몫 3인 위원 29일 임기 개시
회의 개의 정족수 못 채워 회의도 불가
위원장 선출 및 청문회 절차도 남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가 출범 3개월 만인 29일 대통령 추천 위원 3명의 임기가 시작됐다. 그러나 전체 정원 9명 가운데 나머지 6명이 여전히 공석으로 남아 있어 위원회의 심의 기능은 여전히 가동되지 못하는 상태다.

방미심위는 기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를 대체해 설치된 합의제 심의기구다. 방송 및 온라인 콘텐츠 심의와 이용자 권익 보호 등을 담당한다. 지난 9월 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공포됨에 따라 방심위는 10월 1일 자로 폐지되고 방미심위가 출범했다.

위원회는 총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대통령이 지명해 위촉하는 3명,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해 추천하는 3명,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가 추천하는 3명으로 행정부와 입법부가 공동으로 위원 구성에 참여하는 구조다.

이번에 임기를 시작한 대통령 지명 몫 위원은 고광헌 전 서울신문 대표이사 사장, 김준현 법무법인 우리로 변호사, 조승호 전 YTN 보도혁신본부장(가나다순) 등 3명이다. 현재까지 임명된 위원들은 이들뿐이다.

위원회는 여전히 '부분 구성' 상태다. 방미심위에 따르면 회의 개의는 재적 위원(9명) 과반수 출석이며, 안건은 출석 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현시점에서는 회의 개의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다.

위원장도 아직 선임되지 않았다. 방미심위원장은 전체회의에서 위원들이 호선으로 선출하며, 정무직 공무원으로 규정돼 국회 인사청문회와 탄핵소추의 대상이 된다. 이는 기존 방심위원장이 민간인 신분으로 청문회를 거치지 않았던 것과의 차이다.

앞서 방심위는 지난 4월 25일 류희림 당시 위원장이 사퇴한 후 여야 간 추천 갈등이 장기화하며 약 8개월간 심의 기능이 중단됐다. 이 기간 처리되지 못한 방송 및 온라인 콘텐츠 관련 심의 안건이 약 13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정보 유통, 편파·왜곡 방송, 광고 심의 관련 민원들이 여전히 누적되는 상황이다.

방미심위는 출범과 함께 위원장의 지위를 격상하고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도입해 기존 방심위보다 책임성과 정치적 독립성을 강화한 기구로 평가된다. 하지만 정작 위원 구성 지연으로 인해 법 시행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여야는 남은 6명의 위원 추천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위원장 인선과 청문회 절차까지 고려하면 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정상 가동되기까지는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방심위가 폐지된 후 장기간 심의 기능이 중단되면서 방송사와 플랫폼 사업자 모두 혼란을 겪고 있다"며 "방미심위가 제도적으로는 강화된 형태로 출범했지만 위원 구성 지연이 길어지면 미디어 질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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