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독식했는데"…국내 PP·SO 치열한 다툼

이찬종 기자
2026.02.20 17:14
글로벌 OTT들의 한국 콘텐츠 시장 점령 이미지를 구글 제미나이로 요청했다.

콘텐츠 사용 대가를 두고 갈등을 이어온 케이블TV사업자(SO)와 프로그램공급자(PP)가 협상테이블에 올랐다. 양측 입장 차가 커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갈등 장기화로 인한 피해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SO단체인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와,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KBCA)·한국방송채널사용사업자협회·PP협의회 등 3개 PP 단체는 오는 23일 콘텐츠 사용료 산정 방식에 대한 실무진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갈등이 심해지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대화를 권고해서다.

SO업계는 줄어드는 수신료 매출에 비례해 콘텐츠 사용료를 재산출하라고 요구한다. 가입자 이탈로 매출은 감소하는데 콘텐츠 대가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증가율을 결정하는 방식이어서 매년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매출 대비 콘텐츠 사용료 지급 비율이 90%를 초과한다.

PP업계는 수신료 매출 감소세가 명백한 상황에서 매출 연동제 도입은 '콘텐츠 제값'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맞선다.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등장으로 콘텐츠 제작비가 급증했는데,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특히 SO 측이 내민 '보정 옵션(타 플랫폼 평균보다 SO의 콘텐츠 사용료 지급률이 5% 이상 높을 경우 3년간 점진적으로 평균 수준으로 낮추는 조항)'을 독소조항으로 꼽는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업계는 방미통위에 가이드라인 마련을 요구했다. 그러나 방미통위는 콘텐츠 대가 산정은 '사적 자치의 영역'이라며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중재에만 충실한다는 방침이다.

갈등 깊어지는 PP·SO, 양측 주장은/그래픽=이지혜
콘텐츠 사용료 갈등 지속되면 피해는 소비자에

문제는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이다. 콘텐츠 품질이 저하되거나 특정 채널의 송출이 중단되는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어서다. 특히 케이블TV 소비자 대다수는 OTT, IPTV 등 뉴미디어로 이동하지 못하는 취약계층이다. 피해가 심각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한다.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글로벌 OTT가 국내 방송 생태계를 잠식하는 동안, 국내 사업자가 작아진 파이를 두고 '생존 게임'을 벌인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PP는 문신·담배 등을 규제한 심의 의무, SO는 광고·편성·요금 등 규제에 묶인 사이 글로벌 OTT가 국내 콘텐츠 생태계를 장악했다"며 "이미 운동장이 기울었지만 이제라도 낡은 규제를 풀어 공정한 환경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방미통위가 발표한 '2025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서 OTT 이용자 비율은 2023년 77.0%에서 2024년 79.2%, 2025년 81.8%로 증가했다. 유료 OTT 이용자 비율은 같은 기간 57.0%에서 59.9%, 65.5%로 증가했다. 반면 디지털케이블 가입률은 같은 기간 37.3%, 34.1%, 32.8%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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