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비' 버튼은 실수 장치? 혹평 속 끝없는 진화…10년 만의 대반격

김소연, 이찬종 기자
2026.02.22 16:15

[MT리포트 - 빅스비 10년, 진짜 AI폰 온다] ②올해 신제품서 갤럭시 AI 연합 이끌고 '디바이스 에이전트'로 변신

[편집자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음성비서 '빅스비' 출시 10년차를 맞아 대변혁을 예고했다. 빅스비가 '뒤처진 음성비서'라는 오명을 딛고 온디바이스 AI폰 경쟁에서 승기를 거머쥘 핵심 서비스로 재탄생할지 세간의 기대와 평가를 담는다.
빅스비 10주년 변천사/그래픽=윤선정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빅스비(Bixby)'가 올해 출시 10년을 맞아 대변혁을 예고했다. 한때 애플 '시리'(Siri)에 밀리고, 존재감이 없다는 지적 속 철수설까지 돌았던 빅스비의 반격이 시작됐다.

22일 주요 외신과 삼성전자에 따르면 빅스비는 오는 26일 삼성전자 갤럭시S26 언팩에서 강력한 AI 음성 에이전트로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이번 갤럭시S26에 탑재될 '빅스비 베타프로그램'을 통해 '디바이스 에이전트'로 거듭난다. 사용자 의도를 파악해 맞춤형 스마트폰으로 설정해주는 역할이다. "빅스비, 전화 벨소리가 안 울려"라고 말하면 빅스비가 '방해금지' 설정 여부를 확인해 해제하는 등 상황에 따라 해결책을 제시·수행한다. 음량 조절이나 전화 걸기, 사진 촬영, 조명 조절 등 단순 명령만 수행했던 것에서 달라졌다.

S26 울트라에 내장될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도 빅스비가 제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별도 부착물(사생활보호필름) 없이 AI가 픽셀을 조정해 정면은 정상 화면을 보여주지만 측면(옆에서)에서는 화면이 어두워져 '옆눈 시선'으로 내용을 보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다.

또 퍼플렉시티(Perplexity)와 만나 생성형 AI 음성 비서로 업그레이드할 가능성이 높다. 사용자가 빅스비에 음성으로 지시하면 간단한 요청은 빅스비가 먼저 대응하고, 웹 검색·요약·추론·고급 대화(주말 카페 추천) 등은 퍼플렉시티가 처리해 빅스비가 통합 결과물을 내놓는 식이다.

이를 테면, 사용자가 "서울 날씨 좋을 때 친구랑 갈 카페 예약해"라고 말하면 빅스비가 내 위치·캘린더를 확인하고 퍼플렉시티가 날씨·카페를 추천해 빅스비가 적합한 카페의 예약 앱을 여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퍼플렉시티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구현된다. 기본적인 요구는 스마트폰 내에서 처리하는 온디바이스로, 복잡한 명령은 클라우드로 넘어가 처리하는 것이다. 기존 탑재된 제미나이도 동일하다.

퍼플렉시티, 제미나이, 가우스 등 AI 어벤져스를 이끄는 빅스비는 더 나은 AI 에이전트로 나아가는 동시에, 삼성 AI의 주체성을 상징하는 존재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그간 빅스비를 스마트폰과 함께 다양한 가전에도 탑재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빅스비가 이번 업그레이드로 삼성전자의 독자 AI 생태계에서 구심점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동시에 갤럭시의 구글 의존도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빅스비의 지난 10년…애플 '시리'에 밀렸던 후발주자가 온디바이스 AI 선두주자로

빅스비가 10년만에 갤럭시 AI 생태계 구심점으로 올라서게 됐지만 시작은 험난했다.

초기 빅스비 기능은 카메라를 통한 사물 인식(비전), 사용자 패턴을 분석한 기능 자동 추천 등 스마트폰 구동에 집중됐다. 2017년 5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한국에선 빅스비 랩, 농담 시키기가 유행처럼 번지며 화제성 측면에서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이후 7월 출시된 영어 버전에 대한 평가는 냉정했다. 2011년 출시된 애플 시리(Siri), 2016년 공개된 구글 어시스턴트와 성능 격차가 컸기 때문이다. 당시 iOS 11에 담긴 시리는 5개 국어 번역과 음악 추천까지 했는데, 빅스비는 자연어 처리가 아쉽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외 IT 웹진 '아스테크니카'는 빅스비에 "베타(상용화 전 단계) 제품같다"고 혹평했다. 빅스비 전용 버튼을 '실수 유발 장치'로 부르는 이도 있었다.

그럼에도 삼성은 빅스비를 포기하지 않았다. 2021년 빅스비 3.0 버전에서 기능 추가보단 처리 속도와 인식률 개선 등 기본에 집중했다. "역대 가장 빠른 빅스비"라는 반응이 나왔다. 2023년엔 삼성 헬스와 연동한 음악 재생, 캘린더 추가, 타이머 설정, 스크린샷 촬영, 손전등 켜기 등도 추가했다.

전략도 달리했다. 단순 질의응답형 챗봇 대신 스마트폰과 워치, TV, 냉장고, 세탁기 등 'SmartThings'(스마트싱스)에 연결된 전자기기의 허브 역할을 하는 'AI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2024년에는 갤럭시폰의 AI폰 도약과 함께 빅스비의 역할도 커졌다. 실시간 번역, 웹페이지 요약, 맞춤법 교정, 자동 메모, 통역까지 갤럭시 속 AI 기능을 빅스비로 통제하게 된 것이다. 온디바이스 AI로서 보안을 강화한 '내 목소리에만 응답하기' 기능도 선보였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애플 시리를 꺾었다는 평가도 받게 됐다. 생성형 AI 발전에 대응하지 못했고, 초개인화 버전도 아직 요원한 시리를 뒤로 하고 올해 빅스비는 또 한 번 도약할 예정이다.

퍼플렉시티까지 아우르는 갤럭시 AI 생태계를 이끌며, 생성형 AI와 온디바이스 AI를 넘나드는 진짜 비서로의 재탄생이다. 빅스비의 지난 9년은 도약을 위한 준비 시간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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