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과학기술원이 지역 산업 AI 전환의 전진기지로 나선다. 카카오 등 민간기업까지 합류해 국방·바이오·에너지·모빌리티·조선·철강 등 국가 전략산업의 AX를 공동 연구소 중심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3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학술문화관에서 열린 '4대 과학기술원 지역 AX 협력기업 업무협약식'에서 "AX(AI 전환) 공동연구소는 국방·바이오·2차전지·로봇·우주·항공·해양 등 국가전략기술 전 분야에서 연구실의 혁신 기술을 산업 현장의 성과로 연결하는 핵심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육심나 카카오 부사장은 새 사업 '카카오 AI 돛'을 공개하며 "2030년까지 5년간 100개의 지역 기반 AX 기업을 발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9월 향후 5년간 500억원 규모의 AI 육성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AI 돛'은 지역에서 출발한 창업가들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육 부사장은 "4대 과기원과 함께 66개 팀의 창업 아이디어를 접수해 최종 5개 팀을 선발했다"며 "이 가운데 1개 팀은 2개월 만에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고, 연내 후속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2개 팀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오는 8월 부산에 거점 공간을 열고, 사업 범위를 4대 과기원에서 지역 대학과 지역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육 부사장은 "AI 인재와 투자사, 기업 간 교류는 물론 연구·교육·세미나와 디지털 자문이 이뤄지는 공간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4대 과기원도 각 기관의 AX 사업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카이스트는 중부권 핵심 산업인 국방·바이오·반도체의 AX 전환을 통해 200조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LIG넥스원, KAI, 셀트리온, 바이오니아 등과 협업하고 있다"며 "한국이 세계 4위 첨단 국방 강국, 세계 5위 바이오 강국, 세계 3위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지스트(GIST·광주과학기술원)는 광주·전남 지역의 강점 산업인 에너지·모빌리티 분야를 맡았다. 임기철 지스트 총장은 "국내 최초 AX 실증밸리를 기반으로 지스트의 AI 알고리즘과 기업의 현장 데이터, 전문 인재를 결합해 산업 현장의 난제를 신속히 해결하는 AX 허브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디지스트(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는 △산업 중심 AX △국가 전략 연계 △기관 설립 목적 연계 △개방형 협력 생태계 구축 등 4가지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이건우 디지스트 총장은 "HL만도, 에스엘, 엘앤에프, 파트론 등과 함께 기업 수요 기반 연구 과제를 발굴했고, 지난 2개월간 400여명의 연구자를 매칭했다"고 설명했다.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HD현대중공업, 포스코홀딩스와 손잡고 조선·철강 산업의 AX를 추진한다. 선박 건조를 위한 설계부터 생산 계획, 작업 현장 관리까지 각 단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조선 특화 멀티모달 AI' 개발이 목표다. 박종래 유니스트 총장은 "현재 조선 AX 공동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분야별 선도기업 15개 사 대표도 참석해 AX 공동연구소 설립·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