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플랫폼 업계가 주력 사업인 음식 배달을 넘어 지역 시장과 전통상품을 아우르는 '로컬 커머스'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오프라인 방문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전통시장과 지역 상인들에게 새로운 판로가 열렸다는 평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12월 마장동 축산시장을 입점시키며 플랫폼과 오프라인 상권 간 상생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민 로컬 커머스의 가장 큰 경쟁력은 '즉시성'이다. 기존 이커머스가 택배 기반의 익일 배송이나 새벽 배송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것과 달리, 주문 후 2시간 이내 배송을 구현했다. 퀵서비스를 활용하면서도 배달팁은 거리별 최대 5000원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도 강점이다.
또다른 특징은 온라인 쇼핑과 소규모 가구 특성에 맞게 상품 구성도 다양화 했다는 점이다. 배민은 시장 상인들과 협력해 배달 이용 고객 특성에 맞춘 배달 전용 상품을 선보였다. 5만원 이하 실속형 한우 상품부터 안심·채끝 스테이크 세트, 소갈비 등 10만원대 상품까지 다양한 가격대를 구성했다. 음식 배달을 통해 축적한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그간 온라인과 연결되지 못했던 지역 상인들이 소비자 편에 맞는 판매 방식을 취할 수 있도록 새로운 유통 경로를 만든 셈이다.
지역 특화 상품 유통은 전국 단위로 넓어진다. 배민 'B마트'에는 지역 소규모 양조장 등 60여 곳이 입점해 있다. 전국 단위 물류망을 활용해 전통주를 즉시 배달한다. 전통주는 그동안 명절이나 가족 행사 중심의 소비가 많아 판매처 확대가 과제로 꼽혀왔다. 배민은 주문 시간분석을 통해 야간 주류 수요가 높다는 점에 주목했고, 이를 바탕으로 전통주 유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 결과 B마트 전통주 매출은 월 평균 30% 성장세를 보인다.
전통시장 지원을 위해 '우리동네 전통시장' 기획전을 연 배달앱도 있다. 쿠팡이츠는 청량리 시장의 대표 먹거리인 통닭골목을 비롯해 주요 맛집을 소개하고 반찬 등 장보기를 지원한다.
단순 입점을 넘어 상품 기획 단계까지 협업하는 사례도 눈길을 끈다. 배민은 각 시장의 대표 상품에 자체 기획 역량을 더해 밀키트와 선물세트를 공동 개발한다. '서귀포향토오일시장 선물세트 및 밀키트', '대구와룡시장 밀키트', '케이상인 협동조합 선물세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 전통시장 할인전, 충남 특산품 프로모션 등 지자체와의 협업도 확대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종우 남서울대 교수는 "외식 배달 성장세가 둔화되고 전통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통시장과 플랫폼이 결합해 판로를 확장하는 방향은 바람직하다"면서도 "향후 플랫폼 중심 구조로 인해 오프라인 상권이 위축되지 않도록 보완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배민 관계자는 "플랫폼의 퀵커머스는 상인들의 플랫폼 의존도를 높이는 것이 아닌 또 하나의 판로를 확장하는 개념으로 상생해 나갈 계획"이라며 "다양한 분야에서의 소비 경험을 통해 소비자들이 긍정적 경험을 쌓고 나아가 배민의 고객 가치를 높여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