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산하 '한국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가칭) 설립 법안이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상정됐다.
법안은 방미통위 산하기관인 시청자미디어재단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를 비롯해 12개 기관·협회의 방송·미디어 관련 업무를 진흥원으로 통폐합하는 게 골자다. 지난해 10월 방미통위 출범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방송 진흥 기능이 이관된 만큼, 관련 산하기관의 조직·업무도 넘겨받아 정책 추진 동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정부의 공공기관 통폐합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방미통위는 지난해 기준 예산 1399억원, 정원 약 900명 규모의 매머드급 산하기관을 거느리게 된다. 단순 조직 확대를 넘어 강력한 정책 집행력과 대규모 데이터, 예산·인사권을 동시에 확보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방송법에 OTT를 포괄하는 '미디어 통합 법제'에 진흥원까지 더해지면 방미통위가 명실상부한 방송·미디어 컨트롤타워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관계 부처와 산하기관의 반대가 거세 법안 처리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국회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기관 명칭에서 '미디어'를 제외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신문·잡지·출판 등 미디어 산업 진흥과 광고 산업 육성이 문체부 소관인 만큼 업무 중복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OTT 지원 사업과의 중복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무조정실 역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연구 기능 이관은 정부출연기관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고, 과기정통부도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통폐합 대상 기관들의 반대 목소리도 높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을 비롯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KISDI 등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방송통신이용자보호협회(KCUP),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등 민간 협·단체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복우 국회 수석전문위원은 "민간 기관이나 협·단체 직원의 공공기관 고용 승계엔 여러 제약이 따른다"며 "민간 협·단체의 재산이나 권리·의무를 공공기관으로 이전한 유사 입법 사례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방미통위의 과도한 '몸집 불리기'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정보통신·방송미디어 수석전문위원을 지낸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권익위나 국가인권위도 독립적 합의제 기구지만 별도 산하기관을 두지 않았다"며 "업무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면 방미통위설치법에 따라 전문위원회나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상존한다. 한 관계자는 "진흥에 초점을 둔 산하기관 설립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면서도 "방미통위가 규제기관인 만큼 과도한 권한 집중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