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극저온 냉각장치 없이 전원만 꽂으면 작동하는 상온 단일광자 광원을 개발했다. 환경적 제약으로 인해 실험실에만 머물던 양자 기술의 산업화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질화갈륨(GaN)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상온 '플러그앤플레이(Plug & Play)' 단일광자 광원 장비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욱재 공주대 데이터정보물리학과 이욱재 교수 연구팀과 공동 진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레이저 앤 포토닉스 리뷰(Laser & Photonics Reviews)'에 지난달 22일 게재됐다.
단일광자 광원은 빛의 최소 단위인 '광자'를 하나씩 만드는 장치다. 양자통신·양자센싱·양자측정 등 광자 기반 양자 기술의 출발점이다. 광자에 정보를 담아 보내는 양자암호통신의 경우, 누군가 도청을 시도하면 광자의 상태가 변해 즉시 흔적이 남는다.
하지만 단일광자 광원을 제작하려면 영하 270도(℃)에 달하는 극저온 환경과 방 한 칸 크기의 거대한 광학 실험대, 이를 다룰 숙련된 연구자가 필요하다. 보안 시설이나 병원, 통신 현장 등 실제 산업 환경에 도입하기 어려운 이유다.
연구팀은 220V(볼트) 일반 전원만으로 복잡한 광학 정렬 없이 단일광자를 발생시키는 단일광자 광원을 만들었다. 19인치 랙형 구조로 제작돼 기존 양자암호통신 장비와도 쉽게 연결할 수 있다.
핵심은 질화갈륨 반도체 내부의 미세한 결함에서 광자가 방출되는 현상에 있다. 연구팀은 결함의 위치를 좌표처럼 기록해 장비를 재부동해도 같은 지점을 자동으로 찾아내는 '공간 확정적 맵핑 기술'을 개발했다. 공주대 연구팀은 광자 추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머리카락보다 얇은 나노미터 크기의 격자 구조를 설계·제작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를 스핀오프 기업 큐라드를 통해 제품화할 예정이다.
홍기석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극저온 실험실에 묶여 있던 단일광자 광원을 상온에서 쓸 수 있는 장비로 구현해 현장 활용 문턱을 크게 낮췄다"고 했다.
이동훈 큐라드 대표는 "표준연 기술을 바탕으로 더 작고 견고한 제품을 완성해 국내 기술 중심의 양자광원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