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6일부터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을 도입하는 배경으로 '한국적 특수성'을 내세웠다. 휴대전화가 단순한 통신 수단을 넘어 온라인 뱅킹과 본인인증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은 만큼 대포폰과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개통 단계에서 신원 확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전날 휴대전화 부정사용 방지 종합대책 브리핑에서 "한국만큼 휴대전화로 온라인 뱅킹이나 본인인증이 손쉽게 이뤄지는 나라는 거의 없다"며 "IT 강국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대포폰과 보이스피싱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한국적인 특수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대포폰은 2만여건에 달했고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과기정통부는 이 같은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휴대전화 개통 단계에서 본인 확인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이라고 본다.
정부는 안면인증이 우리나라만의 제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베트남과 일부 중동 국가에서도 안면인증을 도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안면인증을 포함한 다중인증체계가 이용자들에게 안착할 수 있도록 통신사와 함께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제도 시행 시기가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신 범죄의 주요 우회 경로인 외국인 명의 대포폰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국인부터 안면인증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국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적발된 내국인 명의 대포폰은 12만4889건, 외국인 명의는 10만6018건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명의 대포폰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외국인 시스템이 준비되지 않았다고 해서 제도 자체를 미룰 수는 없다"며 "법무부와 협력해 하반기 중 외국인등록증 전산화 작업을 추진하고 외국인 대상 안면인증 체계도 순차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생체정보를 저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안면인증 과정에서 얼굴 정보는 약 0.04초 동안 일시적으로 처리되며 이마저도 암호화돼 전송된다"며 "생체정보를 별도로 저장하지 않고 시스템 점검 결과에서도 보안상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안면인증 실패 시에는 에러코드를 통해 단순 인식 실패인지, 이물질 때문인지, 의도적인 시도인지를 구분할 수 있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시범 운영을 거치며 안면인증 실패 시 적용할 대체 인증수단도 마련했다. 모바일 신분증과 주민등록초본 등을 활용한 다중인증체계를 구축해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일선 현장에선 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