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VC·채용, AI에 휘청…'슈퍼 1인 기업' 시대 해법은

교육·VC·채용, AI에 휘청…'슈퍼 1인 기업' 시대 해법은

김평화 기자
2026.08.17 14:09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인터뷰]윤석빈 서강대 특임교수
"아들은 대학 대신 개발자 과정 택해"…1만시간 법칙 끝났다
"개인이 조직을 대신, 챗봇 몇 개 붙여선 돈 못벌어"…AI 네이티브론

윤석빈 서강대 AI·SW대학원 특임교수
윤석빈 서강대 AI·SW대학원 특임교수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을 모두 겪어봤지만 AI는 변화의 속도와 폭, 깊이가 훨씬 큽니다."

윤석빈 서강대 AI·SW대학원 특임교수가 지난해 'AI 네이티브 시대가 온다'를 출간한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AI 책을 펴냈다. 최근 출간한 'AI 네이티브 시대가 온다'에서 윤 교수는 AI가 단순히 사람의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를 넘어 기업과 교육, 일자리의 구조 자체를 바꾸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윤 교수는 "1년 전 예상했던 방향보다 변화가 훨씬 빠르다"며 "단순한 챗봇에서 에이전틱 AI로 넘어가면서 단위 업무를 돕는 수준을 넘어 여러 업무를 연결해 실제 결과를 만드는 단계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대학 대신 AI 개발"…아들도 직접 해본 실험

변화를 가장 가까이서 시험한 대상은 자신의 막내아들이었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들은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고용노동부 K-디지털 과정에서 6개월간 AI 개발을 배웠다.

지난 1월 아들과 함께 중국 상하이·항저우를 방문해 알리바바와 유니트리 등을 둘러본 경험도 영향을 미쳤다. 윤 교수는 "의미 없이 재수학원에 가는 것보다 실제 경험을 해보자고 했다"며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AI를 배우고 직접 서비스를 만들어 포트폴리오까지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들은 최근 과정을 마치고 AI 스타트업에서 인턴으로 일할 예정이다.

대학 무용론은 아니다. 그는 "나중에 대학에 가고 싶다면 군대를 다녀온 뒤 가도 된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졸업장 자체보다 실제로 만들어보고 경험하는 것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AI 직원 거느린 '슈퍼 1인 기업' 온다

윤 교수가 책에서 주목한 변화는 '슈퍼 1인 기업'이다. 기획·개발·디자인·마케팅 등 기존에는 여러 사람이 나눠 하던 일을 AI 에이전트들이 수행하면서 한 사람이 하나의 조직처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중국에서 '1인 기업'(OPC, One Person Company)' 열풍을 직접 목격했다. 윤 교수는 "좋은 사업 아이디어와 기획력을 가진 사람이 AI를 지휘하면 개인이 조직을 대신할 수 있다"며 "이미 해외에서는 이런 기업들이 실제 매출을 만드는 단계까지 왔다"고 말했다.

교육 뿐 아니라 벤처캐피털(VC)과 채용시장도 흔들릴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스타트업은 개발자 등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초기 투자를 받았지만 AI로 창업 비용이 크게 낮아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윤 교수는 "AI 네이티브 기업이라면 굳이 지분을 주면서까지 투자받아야 하느냐는 질문이 생긴다"며 "VC도 앞으로 돈만 주는 것이 아니라 멘토링과 고객, 기술, 네트워크를 연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AI 도입했는데 이익 그대로라면…CEO부터 AI 써봐야"

기업에는 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원에게 챗봇을 나눠주거나 일부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만으로는 AI 투자가 기업의 이익으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개인의 생산성은 올라가는데 회사 전체의 이익으로 전환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기존 조직은 그대로 둔 채 AI를 붙이는 게 아니라 핵심 업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AI 네이티브하게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CEO가 직접 AI를 경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CEO가 직접 써보고 바이브 코딩도 해봐야 어디까지 되고 무엇이 어려운지 안다"며 "대표가 경험하지 않으면 조직을 어떻게 바꿀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AI가 실행의 비용과 시간을 급격히 낮출수록 오히려 인간의 '의도'와 기획력이 중요해질 것으로 봤다. 윤 교수는 이를 '1만 시간의 종말과 100시간의 시대'라고 표현했다.

그는 "100시간은 상징적인 표현"이라며 "과거처럼 오랜 시간 반복하는 것보다 명확한 의도를 갖고 짧은 시간 고밀도로 몰입하는 사람의 힘이 커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AI라는 지휘봉은 이미 우리 손에 들어왔다. 이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지휘할 것인가다"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평화 기자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