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프리미엄화가 빨라지면서 올해 상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역대 최고인 29%까지 높아졌다. 원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중저가 스마트폰 가격이 오르면서 플래그십 제품과의 가격 차이가 좁혀진 영향이다.
7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600달러(약 85만원) 이상의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5%에서 올해 29%로 4%포인트 커졌다. 2022년 상반기 20%와 비교하면 4년 만에 9%포인트 확대됐다.
상대적으로 마진이 낮은 중저가 제품은 메모리를 비롯한 부품 가격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는 반면 프리미엄 제조사들은 높은 마진과 프로모션 축소 등을 통해 비용 부담을 흡수할 여력이 크다.
특히 중급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가격이 오르면서 구형이나 할인된 플래그십과의 가격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오른 중급형 대신 조금 더 비용을 지불하고 플래그십을 선택할 유인이 커지는 셈이다. 제조사들도 할부와 보상판매, 바이백 프로그램 등을 확대하며 고가 제품의 구매 부담을 낮추고 있다.
업체별로는 애플이 아이폰17 시리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상반기 프리미엄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특히 기본형 아이폰17이 성장을 이끌었다. 애플의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은 65%로 1위를 유지했지만 2022년 상반기 74%와 비교하면 9%포인트 낮아졌다. 세계 최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화웨이·샤오미·오포·비보 등 현지 업체들이 플래그십 제품군을 강화한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프리미엄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하며 점유율 19%를 기록했다. 갤럭시 S26 시리즈에서는 울트라 모델이 시리즈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판매를 이끌었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시장 합산 점유율은 84%에 달했다.
중국 업체들도 프리미엄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오포는 파인드 X9 시리즈를 앞세워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해 주요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비보도 X300 시리즈 판매 호조로 20% 성장했다.
향후에도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한 시장 재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초점이 출하량 확대에서 매출과 수익성 확보로 이동하면서 제조사들이 마진이 높은 제품군에 힘을 싣고 있어서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진 소비자들이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도 시장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칸 차우한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선임 연구원은 "프리미엄화는 스마트폰 업계의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며 "애플과 삼성은 선진 시장에서의 강한 입지와 생태계, 브랜드 가치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시장의 리더십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