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모바일 혁명을 모두 겪어봤지만 AI는 변화의 속도와 폭, 깊이가 훨씬 큽니다". 윤석빈 서강대 AI·SW대학원 특임교수는 최근 펴낸 'AI 오케스트레이터와 슈퍼 1인 기업'에서 AI가 생산성 도구를 넘어 기업과 교육, 일자리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단순한 챗봇에서 에이전틱 AI로 넘어가면서 여러 업무를 연결해 실제 결과를 만드는 단계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올해 초 고등학교를 졸업한 막내아들에게 대학 진학 대신 6개월간 AI 개발자 과정을 경험하게 했다. 지난 1월 아들과 중국 상하이·항저우를 찾아 알리바바와 유니트리 등을 둘러본 게 계기였다. 윤 교수는 "의미 없이 재수학원에 가는 것보다 실제로 개발을 경험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가 주목하는 변화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슈퍼 1인 기업'이다. 기획·개발·디자인·마케팅 등을 AI가 수행하면서 개인이 하나의 조직처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좋은 아이디어와 기획력을 가진 사람이 AI를 잘 지휘하면 개인이 조직을 대신할 수 있다"고 했다.
AI는 교육뿐 아니라 벤처캐피털(VC)과 채용시장도 흔들 것으로 봤다. AI로 창업 비용이 낮아지면서 투자금 자체보다 고객·기술·네트워크를 연결하는 VC의 역할이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기업도 단순히 직원들에게 AI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개인의 생산성은 올라가는데 회사 이익으로 전환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기존 업무에 AI를 붙이는 게 아니라 핵심 업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AI 네이티브하게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CEO가 직접 AI를 써보고 경험해야 조직을 어떻게 바꿀지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AI가 실행 비용을 낮출수록 인간의 '의도'와 기획력이 중요해진다며 "AI라는 지휘봉은 이미 우리 손에 있는데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지휘할 것인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