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억5000만㎞ 가기 전 38만㎞부터"…한국, 2031년 달 주변 탐사선 띄운다

단독 "1억5000만㎞ 가기 전 38만㎞부터"…한국, 2031년 달 주변 탐사선 띄운다

박건희 기자
2026.08.18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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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루나(Cis-Lunar) 공간은 어떤 곳/그래픽=이지혜
시스루나(Cis-Lunar) 공간은 어떤 곳/그래픽=이지혜

한국의 우주 탐사 계획이 더 가깝고 빨리 달성할 수 있는 목표로 방향을 튼다. 10년 뒤 약 1억5000만㎞ 떨어진 '라그랑주 4점'(L4)에 가기 전, 2031년 약 38만㎞ 거리의 지구·달 사이 우주공간 '시스루나'(Cis-Lunar)에 먼저 탐사선을 보낸다.

18일 우주항공계에 따르면 우주항공청은 L4 탐사 계획을 장기 과제로 남겨두고 당장은 시스루나 탐사선 개발에 집중한다. 2028년 개발 착수, 2031년 발사가 목표다. 해외 우주기관과 공동 관측하는 방안도 찾고 있다.

우주청은 이달 초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국제우주연구위원회(COSPAR 2026) 학술대회에서 이 계획을 처음 공개했다. 우주청이 구상한 '지구-달 과학 탐사선'은 태양 활동을 측면에서 관측하는 데 필요한 위성 기술과 관측 능력을 시험한다. 궁극적으로는 태양과 지구를 잇는 직선에서 벗어나 태양 활동을 입체적으로 살펴보는 'OSEL' 탐사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 단계다.

첫 목적지는 시스루나다. 시스루나는 지구와 달 사이와 그 주변 우주공간을 뜻한다. 이곳에는 지구와 달의 중력을 이용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는 궤도가 있다.

지구와 달을 잇는 통신 거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달 가까이 도는 탐사선은 달 뒤편으로 넘어가면 지구와 통신이 끊긴다. 반면 시스루나의 특정 궤도에서는 지구와 달을 모두 바라보며 달 탐사선의 통신을 중계할 수 있다.

우주청은 특히 우주환경 관측 분야에 주목한다. 태양에서는 '태양풍'이라고 불리는 고에너지 입자가 끊임없이 방출된다. 흑점 폭발 등으로 강한 입자가 지구에 도달하면 자기장이 흔들려 통신과 전력망, 항공 운항 등에 피해를 줄 수 있다.

태양풍은 지구 저궤도나 정지궤도에서도 관측할 수 있다. 하지만 지구 자기장이 태양풍 입자의 일부를 막기 때문에 원래 상태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 시스루나에서는 태양풍과 자기장을 상대적으로 왜곡이 적은 상태로 관측할 수 있다.

지구 반대편으로 길게 늘어진 자기장 영역 '자기꼬리' 연구에도 유리하다. 자기꼬리는 태양풍에서 받은 에너지가 쌓였다가 방출되는 곳이다. 우주 날씨의 영향을 예측하려면 이곳에서의 직접 관측이 필요하지만 관련 데이터는 세계적으로도 부족하다.

우주청이 처음 문열었을 때 대표 사업이었던 L4 탐사선은 2027년 우주청 신규 사업에 포함되지 않는다. L4는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으로, 한국이 세계 최초 탐사를 노린 곳이다.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에서 탈락한 뒤 재도전을 준비했지만 달 탐사와 달 기지 건설을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는 국제 우주개발 흐름에 맞춰 순서를 조정했다.

시스루나에서 관측 기술과 탐사선 운용 경험을 쌓은 뒤 더 먼 L4로 나아간다는 구상이다. 강경인 우주청 우주과학탐사부문장은 "장기적으로 시스루나에서 얻은 데이터는 국제 라그랑주점 탐사에 꼭 필요한 정보"라며 "지금은 더 빠르게 우리나라의 우주 관측 역량을 높이고 자체 탐사 경험을 축적할 때"라고 말했다.

우주청은 멀리서 태양을 촬영하는 장비, 자기장과 고에너지 입자를 현장에서 직접 측정하는 자력계·플라스마 측정기 등도 개발할 계획이다. 우주청은 2030년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700㎏급 소형 달 탐사선 발사도 추진한다. 시스루나 탐사선과 민간 달 탐사선이 계획대로 발사되면 한국은 달 주변 탐사와 우주환경 관측을 동시에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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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희 기자

안녕하세요. 정보미디어과학부 박건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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