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원 요금제' 뿌리고 또 뿌리고…끝나지 않는 출혈경쟁 후폭풍

김소연 기자, 구자윤 기자, 김훈남 기자
2026.09.09 04:00

[MT리포트 - 알뜰폰 2.0 ] ① 사업자 절반 이상 적자 허덕

[편집자주] 2010년 도입된 알뜰폰의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었다. 사업자는 60개에 육박한다. 15년간 양적 성장을 일궈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통3사 쏠림과 출혈경쟁, 수익성 악화 등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가 '알뜰폰 2.0' 정책을 내놨으나 시장 반응이 냉랭하다. 알뜰폰 시장의 현황과 정책, 대안을 점검한다.
지난 7월 31일 오후 서울 시내의 휴대폰 전문점에 알뜰폰 관련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로 2010년 도입된 알뜰폰(MVNO) 시장이 위기에 직면했다.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알뜰폰 전체 사업자 59개사 가운데 27개사(46%)가 영업적자를 냈고 6개사는 폐업을 준비 중이다. 업계의 절반 이상이 위태로운 상황인 셈이다. 2024년 기준 업계 전체 매출액은 2조7000억원, 영업손실은 258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영업이익 296억원을 기록한 지 1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가격경쟁으로 소비자가 체감할 통신비 절감은 이뤘지만 무기가 '저렴한 가격'뿐인 알뜰폰 사업자들은 수익성 악화라는 부작용에 시달린 지 오래다. 정부는 올해 '알뜰폰 2.0' 대책을 통해 데이터 안심옵션(QoS, 400Kbps)과 도매대가 인하 등을 약속했지만 십수 년 동안 진행된 출혈경쟁이 멈출지는 미지수다.

알뜰폰 사업자 매출액 추이/그래픽=김현정

경영악화의 주된 원인으로는 '월 0원' 또는 '1000원대' 초저가 프로모션 요금제 등 출혈경쟁이 꼽힌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0원요금제만 8종에 달한다. 사업자들이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보다 단기적인 가입자수 부풀리기 등 마케팅에 집중한 결과다.

정부는 시장을 살리려 최근 '알뜰폰 2.0' 대책을 통해 QoS도 도입하고 주파수 도매대가와 전파사용료 인하도 약속했다. 그러나 사업자의 근본적인 체질변화 없이는 정상화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교수는 "기존 사업자들이 설비를 갖춰 차별화된 요금제를 만드는 독립형 알뜰폰(Full MVNO) 사업자가 되면 문제가 해결되겠지만 이통사들도 알뜰폰으로 이익을 못 얻는 상황에서 기존 MVNO 사업자들의 투자동력이 떨어진다"며 "은행 등 새로운 사업자가 들어와 시장발전을 꾀하고 알뜰폰 사업자들이 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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