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해외 백신접종 완료자, 사적모임 인센티브 안돼"…불만 폭주

박소연 기자, 주명호 기자
2021.08.20 10:12

질병관리청 "접종이력 등록 가능·접종증명서 발급은 불가"…행정 사각지대에 불만 폭주

지난달 1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한 시민이 식사에 앞서 COOV앱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서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의 새 거리두기 시행 유예와 별개로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는 이날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된다. 백신 인센티브에 따라 식당이나 카페 이용 시 1차 접종자는 실외 인원 기준에서 제외되고, 접종 완료자는 실내외 모두 인원 기준에서 제외된다./사진=뉴스1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모더나·얀센·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AZ) 등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 국내에서 이를 확인받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백신 인센티브' 적용도 사실상 받을 수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유학생, 교민을 비롯해 해외 체류 중 백신을 접종한 우리 국민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정부에 따르면 해외에서 접종을 완료한 우리 국민은 국내에서 이같은 접종 내역을 인증할 방법이 없다. 접종국가에서 증명서를 발급해도 질병관리청이 발급해주는 국내 예방접종증명서와 동일한 수준의 활용이 안 되기 때문이다.

현재 질병청은 국내에서 1회 이상 접종한 사람에 한해 예방접종증명서를 발급하고 있다. 해외에서 1회, 국내에서 1회씩 접종한 경우는 증명서를 받을 수 있지만 해외에서 2회 접종을 완료했다면 증명서가 발급되지 않는다.

실제로 이같은 사항을 문의하자 질병청은 "국외에서 접종했을 경우 국외에서 발급받은 예방접종증명서를 지참해 보건소에서 접종이력을 등록할 수 있다"며 "다만 국내에서 접종이력이 없는 해외 접종 완료자의 경우 국내에서 예방접종증명서를 발급하고 있지 않다"다는 답변을 보냈다.

해외 접종완료자의 국내 접종증명서 발급 관련 민원에 대한 질병관리청의 답변 /사진=독자 김모씨 제공

질병청 관계자는 "국내에서 접종하지 않았는데 질병관리청 청장 명의의 증명서 발급이 맞지 않다"며 "발급처 입장에서는 국내 접종자와 동일하게 증명하기 위해서는 다른 논리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내 예방접종증명서가 없는 사람은 이에 따른 각종 인센티브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해외에서 발급받은 증명서만으로는 백신 접종 여부를 제대로 증명할 수 없어서다. 현재 대사관에서 발급하는 해외 백신 접종 증명서는 입국시 1회 자가격리 면제 시에만 효력이 있어 그 외의 용도로는 활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예방접종 완료자 일상회복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1차 이상 접종받은 이들을 순차적으로 사적 모임 인원 기준에서 제외하는 등 '인센티브'를 도입키로 했다. 주요 공공시설 입장료·이용료 등을 할인·면제하거나 우선 이용권을 제공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당시 복지부는 '접종자' 용어 정의를 내리면서 국내 접종자로 한정짓지 않고 1차 및 2차 접종 후 각 14일이 경과한 사람으로 정의했다. 하지만 인증서와 관련해서는 "보건소에 연락하면 접종내역을 조회해줄 수 있지만 인증서는 발급해줄 수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각종 온라인 교민 커뮤니티 등에선 해외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에도 국내에서 이것을 증빙할 방법이 없고 따라서 국내 접종자가 받는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불만글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이들에게 국내에서 추가 백신 접종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알리고 있어 사실상 해외 백신 접종의 효력은 인정하지만 해외 백신 접종 증명서를 국내에서 인증하는 행정적 수고는 피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프랑스에서 백신 2차 접종 완료 후 이달 말 입국을 앞두고 있는 박사유학생 김모씨(32)는 "입국 수주 전부터 질병관리청과 보건복지부 등에 다양한 통로로 민원을 넣었지만 한국에서 백신 접종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없다는 동일한 답변만 받았다"며 "한마디로 답답하고 어이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백신접종 인증을 위해 한국에서 3차 접종을 받을 수 있는지 복지부에 문의했지만 불가하다고 했다"며 "단순히 향후 백신 인센티브뿐 아니라 앞으로 일상생활 곳곳에서 백신 접종 완료 여부에 대한 확인이 빈번할 텐데 이것이 원천적으로 불가하다니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국내 백신접종 증명서가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대처가 안일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은 입국수속 등에서 국내에서 발급한 영문 접종 증명서를 인정하고 있으며 간단한 절차를 거치면 QR코드 등록이 가능토록 조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현 단계(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를 2주 더 연장하고 식당, 카페 등 영업 제한를 밤 9시로 강화한다고 말했다. 또한 저녁 6시 이후에는 접종 완료자 2명을 포함하여 총 4명까지 식당·카페 이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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