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때문?"…입 열 때마다 '딱딱' 20대 많이 앓는 관절 질환

박정렬 기자
2023.11.06 13:51

[박정렬의 신의료인]
턱관절 장애 환자 20대 가장 많아
스트레스, 우울, 불안 등도 주요 원인
'따각' '딱' 소리 들리면 병원 찾아야

턱관절은 밥을 먹거나 물을 마실 때,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까지 종일 쉴 새 없이 움직인다. 날이 추워지면 자신도 모르게 턱이 '덜덜' 떨리기도 한다. 자주 쓰이는 만큼 고장 나기 쉽지만, 대부분은 턱관절에서 나는 '따각'하는 잡음을 일시적인 증상으로 여기거나 무시하기 일쑤다.

하지만 턱관절에 문제를 방치하다간 이명, 두통, 어깨와 목 통증 등으로 삶의 질이 뚝 떨어질 수 있다. 수면장애와 스트레스로 정신 건강마저 피폐해지는 사례도 빈번하다. 강동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박혜지 교수는 "턱관절의 퇴행성관절염이 진행하거나 뼈의 구조적 변화로 부정교합, 안면 비대칭으로 고생하는 환자도 종종 만난다"고 덧붙였다.

20대 턱관절 장애 환자 가장 많아 "심리 요인 관여"

턱관절은 머리뼈와 아래턱뼈를 연결하는 관절로 씹게(저작) 삼키기(연하), 대화 시 발음 등을 두루 책임진다. 턱관절이나 주변 근육, 구조물에 이상이 생겨 통증 및 기능 장애가 나타나는 것을 '턱관절 장애' 또는 '측두하악관절 장애' 라 하는데, 어깨나 무릎처럼 다른 관절질환과 달리 젊은 환자가 많은 특징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턱관절 장애(진료 코드 K07)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연령별로 20대가 18만37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178,335), 60대(178,043), 40대(146,159), 30대(137,570) 순이었다. 특히, 20대 여성 환자는 10만6344명으로 전 연령·성별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턱관절 장애는 이갈이, 이 악물기, 한쪽으로만 음식을 씹거나 과도하게 입을 크게 벌리는 행동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치아 배열이 고르지 못한 부정교합도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이런 잘못된 행동이나 신체적 원인 외에도 스트레스, 불안감, 우울증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잦은 심리 변화를 겪고 통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젊은 여성 환자가 많은 이유다. 여성호르몬이 턱관절 장애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도 있지만 명확하진 않다.

항우울제 등 약물 치료…마우스피스 활용하기도

턱관절 장애 초기에는 식습관 교정, 행동 치료와 함께 마사지와 온찜질, 스카프 사용 등으로 보온을 유지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여기에 약물, 장치 착용 등의 비수술적 치료를 더 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먼저 약물은 만성 통증을 조절하는 진통 소염제, 근육이 완제를 비롯해 항우울제, 항경련제 등의 중추신경계 약물도 사용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저용량의 항우울제 등은 해당 병명의 증상 조절과 상관없이 만성 통증 조절에도 효과가 있다"며 "질환마다 용량과 용법이 다르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약물 복용이 꺼려지거나 소화기장애가 있는 환자는 주변 근육과 턱 관절강에 근육 긴장도를 낮추고 염증을 해소하는 보톡스나 스테로이드 등을 주사하기도 한다.

둘째, 스플린트, 마우스피스, 마우스가드 등 교합 안전장치 사용도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환자가 치아를 편하게 물었을 때 2~5㎜ 정도의 두께감이 있는 딱딱한 타입으로 맞춤 제작한다. 주로 밤에, 6개월~2년 정도 사용하면 증상 개선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다만, 치아 교합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장치를 사용하거나 재질이 너무 부드러운 경우 오히려 부정교합을 일으킬 수 있어 인터넷 등에서 구매하기보다 병원을 찾아 정식 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런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턱관절 세정술, 턱관절 내시경 수술, 외과적 수술 등의 침습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강동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박혜지 교수가 턱관절 장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강동경희대치과병원

턱관절 장애는 소리로 드러난다. 턱관절을 구성하는 뼈, 디스크, 저작 근육, 인대 등이 부딪치거나 쓸리면서 '따각' 또는 '딱'하는 소리로 표현되는 단순 관절음이나 '사각사각' 또는 '지익지익' 등의 소리로 표현되는 염발음이 대표적이다. 이런 소리가 들리면서 일시적인 과두걸림(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증상)이나 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 치료를 받아야 할 때다. 박 교수는 "턱관절 장애를 6개월 이상 방치하면 치료가 복잡해지고, 증상 개선 속도가 느려 치료 기간이 길어진다"며 "만성화되면 신체적, 정신적으로 타격이 큰 만큼 증상이 나타나면 되도록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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