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의대 증원만으론 안된다

박미주 기자
2023.11.14 05:20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추진 중이다. 2025학년도 입학정원부터 늘리기 위해 전국 40개 의대로부터 희망 증원 규모를 제출받았다. 이 규모만 2000명 후반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1000~3000명대 의대 정원을 대거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반면 의료계는 대규모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한다. 최근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와 의대 증원, 필수의료 강화방안 등을 논의하는 의료현안협의체에 참석하는 협상단장을 의대 증원 반대 목소리를 내왔던 양동호 광주시의사회 의장으로 새로 선출했다. 이전 협상단장이던 이광래 인천시의사회장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의사 수 증원보다 진료수가 인상 등 필수의료 살리기 방안이 선결과제라고 주장한다.

이를 의식한 정부는 지난달 '필수의료 혁신전략'을 통해 의대 정원 확대와 함께 지역·필수의료 진료수가 인상, 형사처벌 부담 완화, 의료배상 책임보험 가입 지원 등 '필수의료 패키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여기서 빠진 게 있다. 비급여 진료 관리 강화다. 비급여는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기피하도록 만드는 원인 중 하나다. 비급여 진료 비중이 높은 '피안성정재영'(피부과·안과·성형외과·정형외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이 인기 과목인 게 그 방증이다. 현재 의료기관들은 제한 없이 높은 비급여 진료 비용을 책정한 뒤 실손보험을 활용해 환자로부터 받아내고 있다. 이는 과잉진료와 의료비 증가, 필수의료 기피로 이어진다. 아무리 필수의료 진료수가를 높인다 한들 비급여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건강보험 재정도 악화된다.

이미 한국의 의사 연봉은 전체 노동자의 평균 임금과 비교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2021년 기준 한국 의사의 연평균 소득은 전체 노동자보다 2.1~6.8배 많았다. 특히 상대적으로 비급여 진료를 많이 하는 개원 전문의는 6.8배 더 많은 수입을 올려 관련 통계가 나온 OECD 국가 중 1위였다. 가격 통제 등 비급여 진료 관리를 통해 필수의료 분야의 대학병원 의사와 개원의 간 수입 격차를 줄이는 정책을 같이 추진해야 진정한 필수의료 대책이 될 수 있다.

박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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