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박깜박하는 치매와 달라"…브루스 윌리스 앓는 '이 치매' 증상은

박정렬 기자
2024.12.19 11:16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영화 '다이하드' 등에 출연한 할리우드 대표 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지난해 67세 나이로 치매 판정받은 사실을 알렸다. 실어증(언어 이해·표현 능력이 상실된 상태) 진단을 받고 은퇴한 지 1년여 만이다. 지금은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할 병이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브루스 윌리스의 가족은 전처 데미 무어와 세 딸과 함께 지내며 윌리스의 회복을 위해 힘쓰고 있다.

치매라는 병을 떠올리면 보통 기억력이 떨어지고 방향감각을 잃어 길을 헤매는 등의 증상을 생각한다. 그러나, 다양한 치매 중 50대에 많이 나타나는 '전두측두엽 치매'는 기억력보다는 행동 증상을 먼저 보여 조기에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브루스 윌리스도 이 치매를 앓고 있다. 이은주 세란병원 신경과 과장은 "성격과 행동이 충동적으로 변하거나 말을 할 때 단어를 선택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집착이 강해진다면 검사를 통해 치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뇌의 앞쪽인 전두엽 및 옆쪽 아래의 측두엽이 퇴화하며 발생한다. 초기에 두드러지는 증상을 중심으로 성격의 변화와 행동장애가 초기에 나타나는 '행동 변이형'과 언어능력 저하가 나타나는 '언어변이형'으로 분류된다. 행동변이형은 이전과 다른 성격을 보이며 충동적이고 무례한 행동을 한다. 사회적인 예절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감정표현과 공감 능력이 저하된다. 특정 행동이나 말에 과도하게 집착하거나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물건을 모으고 수집하는 강박 행동도 나타날 수 있다. 언어 변이형일 땐 단어를 선택하기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치매가 진행될수록 말수가 점점 줄어들거나 같은 말을 거듭한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전체 치매 중 10%를 차지하는데 가족력을 가지는 경우가 많고 비교적 젊을 때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는 특징이 있다. 알츠하이머병보다 환자의 수명이 짧고 진행이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기 진단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전두측두엽 치매 진단은 문진, 혈액 검사, 신경학적 검사와 치매의 조기 진단을 비롯해 전두측두엽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되는 PET-C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등이 활용된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심리 행동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만큼 이를 조절하기 위해 여러 약물이 쓰인다. 인지 기능 개선제, 행동 심리증상을 조절하는 항정신병 약물 등이 대표적이다. 동시에 인지훈련과 언어치료 등의 비약물적 치료를 병행해 증상 완화를 도모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기분, 행동 장애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다양한 약제들이 전두측두엽 환자의 탈억제, 반복 행동 등의 증상에도 사용되고 있다.

이은주 과장은 "전두측두엽 환자의 주변 환경을 조절하고 문제 행동을 줄이는 것은 환자는 물론 가족의 스트레스 지수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운동 능력에 어려움이 있는 환자에게는 운동 재활 치료를, 실어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언어 치료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두측두엽 치매는 50대에서 많이 나타나고 증상의 특성상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초반에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PET-CT 검사 등을 활용해 치매를 조기 진단하고 필요하다면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의 완화 및 병의 급속한 진행을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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